29일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힌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초대 외교·안보 사령탑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하고 윤 대통령이 곧바로 수용하면서 사퇴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4월말 국빈 미국 방문'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의전·외교 비서관에 이은 안보실장의 사퇴를 놓고 대통령실과 여권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해석과 추측이 나돌고 있다. 김 실장 사퇴는 여러 면에서 급작스럽다는 게 대통령실 안팎의 평가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5시3분 대변인실 언론 공지를 통해 사의 사실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50여분 뒤인 오후 5시55분 김은혜 홍보수석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사의 수용과 후임자 내정 사실을 전했다. 대통령실이 전날 조간에 보도된 '김성한 실장 교체 검토' 기사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은 지 하루 만에 사퇴로 거취가 정리된 것이다. 김 실장은 언론 공지에서 '친정'인 대학으로 돌아가겠다며 "향후 예정된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상외교의 핵심 이벤트인 국빈 방미를 코앞에 두고 이를 진두지휘해온 안보실장이 스스로 물러난 것이 석연치 않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미측과 조율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중대한 '사고'가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미측이 여성 한류스타 관련 프로그램을 제안했으나, 외교·안보 참모진이 윤 대통령에게 이를 적시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차질을 빚을 뻔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실제로 현재 한미는 대통령 방미 기간에 케이팝 그룹인 '블랙핑크'와 미 팝스타 '레이디 가가' 간 합동공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케이팝 관련 일정만으로 '안보 컨트롤타워' 교체를 설명하기는 무리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미 정상 간의 신뢰와 관련된 문제"라며 "양국 대통령의 부부동반 일정과 관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한 문화공연 프로그램이 아닌, 윤 대통령 부부의 방미 관련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그 중요성을 간과한 외교·안보 참모진의 과오로 자칫 양국간 신뢰를 저해할 만한 사안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주미대사관에서 이 일정과 관련 전문을 5차례 본국에 보냈으나 응답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일련의 사태를 지난 9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한 안보실장이 윤 대통령 방미를 조율하기 위한 3박 5일간의 워싱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당일이다. 다음 날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고, 보름 뒤에는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교체됐다. 외교비서관 또한 당장 임박한 한일정상회담 일정 때문에 인사조치가 미뤄졌을 뿐 동일한 사안으로 문책성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전비서관이 사퇴하자 외교비서관도 곧 함께 교체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와 맞물려 안보실 내 알력설도 제기하고 있다.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안보실 내 권력 갈등이 작용했고, 윤 대통령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해 사의를 수용했다는 해석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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