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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독특한' 제주 식물… 제대로 지켜야죠"
문명옥 박사, 최근 '제주의 희귀식물' 펴내
국가적색목록 속 제주 분포 식물 정보 담아
"각기 다른 위협 요인, 보존 방안 달리해야"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3. 03.30. 17:38:20

올해로 25년간 식물 연구를 하고 있는 문명옥 박사.

[한라일보] "다른 지역에서 식물을 연구하는 후배들이 제주에 오면 굉장히 놀랍니다. '이건 뭐예요? 저건 뭐예요?'라고 묻지요. 그러면서 말합니다. '제주도 정말 특이해'." (주)숲과나무 대표이자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연구원 문명옥 박사가 말했다.

올해로 25년간 식물 연구를 하고 있는 문 박사가 보는 제주만의 가치도 '독특함'이다. 문 박사는 "제주는 내륙과는 전혀 다른 구성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애기똥풀처럼 내륙에선 아주 흔한 식물인데 제주에는 흔적조차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반대로 제주고사리삼, 왕벚나무, 시로미, 암매 등은 제주에만 살지요. 제주는 화산섬이다 보니 곶자왈이라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그 속의 미세환경에는 아주 독특한 생물군이 살고 있습니다. 남한 최고봉 한라산에다 섬이라는 고립된 환경도 영향을 줬지요."

그런 만큼 희귀성이 있다. 국가생물적색목록에 위급범주로 분류된 식물 28종의 60%(17종) 이상이 제주에 분포하고 있다. 위급범주와 함께 '멸종우려'로 일컫는 위기, 취약범주 식물도 각각 48.6%(36종), 44.2%(38종)가 제주에 자라고 있다. 이러한 식물을 묶어 문 박사는 올해 제주의 국가생물적색자료집 '제주의 희귀식물'을 펴냈다. 이 책에는 지역절멸, 준위협범주까지 모두 148종의 제주 분포 식물 이야기가 담겼다.

문명옥 박사가 펴낸 제주의 국가생물적색자료집 '제주의 희귀식물'.

이 책은 단순히 식물 형태와 특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문 박사는 식물마다의 위협요인과 보존방안을 덧붙였다. "식물의 특성이 다 다른 것처럼 위협요인도 각기 다르다"는 게 문 박사의 설명이다. 제주의 희귀식물을 보존하려면 그에 맞는 방안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라산 꼭대기에 사는 '암매'는 암벽 붕괴와 기후변화 등이 위협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곶자왈 저습지에 사는 제주고사리삼은 습지 매립, 임도 개설처럼 개발 등으로 위협을 받고 있지요. 이처럼 희귀식물을 보존하는 것도 종마다 다르게 대처해야 합니다."

그는 국가생물적색목록에 들어 있지 않지만 재평가 받아야 할 식물 22종을 제안하기도 했다. 애기방울난초, 오름깃고사리, 섬까치수염처럼 국내에서 제주에만 서식하고 분포역이 극히 협소한 식물 등이다. 문 박사는 "제주지역분포 식물 평가의 경우 현실에 맞지 않는 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분포현황 등이 정확히 조사되지 않았다"며 제안 이유를 밝혔다.

"제주에는 아직 평가가 덜 된 식물들이 있습니다. 희소성이 있고 개체 수도 적어 멸종이 우려되는 수준인데도 말이지요. 이 역시 재평가를 통해 적색목록에 반영해 나가야 합니다."

한편 이 자료집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주대학교 자율운영중점연구소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연구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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