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북한의 지령을 받아 이적단체를 결성해 활동한 혐의 등으로 제주지역 진보계열 인사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방검찰청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창건(53)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과 박현우(48) 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을 구속 기소하고, 강은주(53) 전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에 대해선 불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 북한 문화교류국으로부터 조직 결성 지침·강령·규약을 하달 받아 이적단체 'ㅎㄱㅎ'를 꾸려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중 강 전 위원장이 이적단체 총책을 맡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강 전 위원장이 2017년 7월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만나 지령 등을 하달 받을 통신장비를 넘겨 받아 국내에 입국한 뒤 이듬해부터 고 사무총장, 박 위원장과 함께 이적단체인 'ㅎㄱㅎ' 결성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ㅎㄱㅎ'에 대해 "북한 문화교류국을 상부로 두고 대남혁명전략 완수를 목표로 북한 지령에 따라 조직을 결성하고 지령 수행 결과를 보고하는 전형적인 이적단체로, 이번에 기소된 3명을 포함해 총 1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국정원과 경찰이 압수수색 등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13차례 받은 지령문과 14차례에 걸쳐 북한에 발송한 보고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령문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총회장님'으로, 연구원을 '북한문화교류국'으로 지칭하는 등 보안을 위한 약정 음어로 돼 있으며 지령문에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다양한 지지선언을 해야 한다거나 미국의 북침전쟁 연습 중단을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벌여야 한다는 등 지시가 적혀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런 지시를 토대로 이들이 도내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에 속해 반정부 활동을 벌여왔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정당으로 결정돼 해산된 통합진보당 출신 세력들이 북한에 포섭돼 이적단체를 결성·활동하다 검거된 첫 사례"라며 "추가 수사를 통해 이적단체의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진보계열 정당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공안 탄압 저지 및 민주 수호 제주 대책위원회는 공안당국의 이번 수사에 대해 정권 위기 탈출을 위한 전형적인 공안 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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