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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올해 최악의 황사 잿빛 먼지에 갇힌 제주
미세먼지 경보 발령… 대기 질 전국서 가장 나빠
조천읍 PM-10 농도 한때 1154㎍/㎥까지 치솟아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3. 04.12. 16:49:37

12일 제주시내 전체가 황사가 몰고온 미세먼지로 인해 희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올들어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제주 전역이 잿빛 먼지에 갇혔다.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은 12일 오전 7시를 기해 미세먼지(PM-10) 경보를, 오전 10시를 기해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를 각각 발령했다.

미세먼지 경보는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300㎍/㎥(마이크로그램 퍼 세제곱미터)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되며,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시간당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75㎍/㎥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내려진다.

올들어 제주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세차례 발령된 적이 있지만 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세먼지 특보는 지난 10~11일 고비사막과 내몽골 고원, 중국 만주지역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국내에 유입되면서 발령됐다.

특히 제주의 대기 질은 전국에서 최악 수준을 보였다.

보건환경연구원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제주의 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337㎍/㎥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으며, 그 수준도 '매우 나쁨' 기준치(151㎍/㎥)의 2배를 뛰어 넘었다. 같은 시각 기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도 51㎍/㎥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제주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이동량이 많은 등교·출근 시간대에 '매우 나쁨' 기준치를 3배 이상 넘어서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역별로 대기질이 가장 나빴던 곳은 제주시 조천읍으로 이날 오전 10시 기준 미세먼지 농도가 무려 1154㎍/㎥까지 치솟았으며 애월읍은 오전 9시 기준으로 828㎍/㎥를 기록했다.

주부 홍모(42·서귀포시 남원읍)씨는 "아침 일찍 재난문자를 수신하고 집 밖에 나와보니 한라산이 어디 있는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하늘이 희뿌옇다"며 "미세먼지가 휩쓸고 가면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그럴까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애월읍에 직장을 둔 김모(43·제주시 아라동)씨는 "평소 쓰지 않던 마스크를 착용했는데도 목도 이상하고, 자꾸 기침이 나와 불편하다"고 말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제주의 대기 질이 더 나빴던 이유에 대해 "다른 지역보다 제주에 부는 바람이 약해 황사가 이동하지 않고 제주 근방에 머무는 정체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오후 들어 이런 정체 현상이 해소돼 대기 질이 다소 호전됐지만, 오늘 기록한 미세먼지 농도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가 14일 오전까지 제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으며 13일에도 제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제주 미세먼지 경보는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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