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들이 또래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고 싶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데면데면 지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는 기질과도 연결된 개인의 차이입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라일보] 여럿이 있는데도 혼자만 노는 아이. 이를 지켜보는 부모는 편치 않습니다. 혹시나 또래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진짜 고민해 봐야 할 문제는 따로 있다고 합니다. 아이가 또래와의 관계 맺기를 어려워한다면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할까요. 질문.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혼자 노는 걸 더 좋아한다고 하는데, 괜찮은 건가요. = 네. 보통 세는 나이로 5~7살 정도가 되면 또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친구를 보고 싶다거나 같이 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이 정도가 되면 '연합놀이'라고 해서 함께 노는 것도 가능해 집니다. 블록놀이를 할 때도 "너는 이거 해. 나는 이거 할게", "블록으로 길을 만들자"라고 말하는 협력 놀이도 가능해지죠. |또래와 관계 맺기에도 '기질적 차이' 있어 그런데 모든 아이들이 또래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고 싶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데면데면 지내는 아이들도 있지요. 함께 노는 것보다 혼자 놀며 탐구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요. 이것은 기질과도 연결되는 개인의 차이입니다. 기질적으로 관계 맺기를 좋아하고 친구들과 빨리 친해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지켜보는 시간이 긴 아이도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기에 혼자 노는 것도 '좋다,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자기만의 방식입니다. 사실 친구들이 하는 놀이에 참여하지 않고 이를 지켜보는 것만 해도 관계를 맺고 있는 겁니다. 그 자체가 또래에 관심을 갖는 것이니까요. 친구가 싫어서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거나 혼자 노는 걸 불편해 하지 않는다면 괜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혼자 노는 아이를 걱정하게 되는 건 혹시나 또래 관계에 문제를 겪진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일 겁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을 앞뒀다면 더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모든 인간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도록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갈 쯤이 되면 듣고 배우고 뭔가 하고 싶은 게 많아지고 이를 통해 자연스레 관계를 맺고 이어 가게 되지요. 또래에 관심이 없던 아이가 친구에게 관심을 가지거나, 그 반대로 다른 친구가 아이에게 다가올 수도 있고요. 혼자 노는 게 문제는 아니지만 아이가 또래와 관계 맺기를 어려워한다면 살펴봐야 할 것은 있습니다. 우선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지, 혼자 놀이할 때 정서적 안정감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겁니다. 만약 형제자매가 있다면 그 관계는 어떤지까지 돌아봐야 합니다. 형제간의 관계가 중요한 것은 그게 바로 '사회관계의 기초'이기 때문입니다. 형제 사이가 좋지 않으면 또래 관계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친구가 내 것을 뺏으려는 형이나 무조건 양보해야 하는 동생처럼 보인다면 관계를 맺는 데 부정적인 감정이 들 수밖에 없겠죠. 그러니 형제가 '공정'과 '공평'을 기준으로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지, 부모는 중간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참고 기사] 좋은 형제 관계 만드는 법 집안에서의 관계와 정서적 안정감 등에 문제가 없는데도 관계 맺기를 어려워한다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특히 형제나 자매가 없는 경우라면 부모가 또래 역할이 돼 보는 겁니다. 이때 아이의 편을 온전히 들어주는 게 아닌, 정말 친구 사이처럼 놀아 보세요. 장난감을 서로 빌려 보기도 하고, 누가 먼저 할지 놀이의 순서를 정해보기도 하고요. 이러한 경험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관계를 맺을 때도 도움이 될 겁니다. 아이와 함께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왔을 때 오늘은 무얼 했는지, 어떤 친구와 놀았는지 등으로 대화를 하는 거지요. 그때 아이가 "친구가 나랑 안 놀아줘", "친구가 날 싫어해"라는 얘기를 꺼낸다면, '기회는 이때다'하고 이야기를 넓혀 보는 겁니다. "친구가 안 놀아줄 때 네 기분은 어때?", "어떤 친구와 무슨 놀이를 하고 싶어?", "친구와 기분 좋게 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처럼 말이지요. 이런 대화 속에서 아이도 친구와 관계를 맺는 본인만의 방법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말이 서툰 아이에게는 간단한 질문을 해 보세요.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식, 색깔, 놀이 등을 물어보며 꾸준히 또래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관심'은 모든 관계의 시작이니까요. 상담=오명녀 센터장, 취재·정리=김지은기자 한라일보의 '가치 육아'는 같이 묻고 함께 고민하며 '육아의 가치'를 더하는 코너입니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이 '육아 멘토'가 돼 제주도내 부모들의 고민과 마주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영유아 양육 고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고민이 있다면 한라일보 '가치 육아' 담당자 이메일(jieun@ihalla.com)로 보내주세요.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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