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의 농업은 도서지역의 한계뿐만 아니라, 위드코로나 이후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농업인들의 농산물 물류비 부담 증가와 농약, 비료, 인건비 등 농업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농업경영비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무한경쟁과 농산물 소포장과 다양한 입맛에 따른 소비시장의 변화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경기침체마저 체감되는 상황으로 농가의 시름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 제주 농업을 대표하는 감귤산업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수치로도 잘 확인할 수 있다. 감귤 재배면적은 1만 9978㏊로 제주 농경지의 34.1%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 조수입은 1조 271억원으로 단순한 과실 생산뿐만 아니라, 감귤의 생산과 출하에 이르는 전·후방 연관 산업까지 고려한다면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런 감귤산업에서도 앞서 농업의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농산물 소득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1994년 노지감귤의 ㎏당 단가는 1051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1311원으로 그렇게 차이 나지 않았다. 반면 경영비는 10a 기준으로 1994년에는 약 54만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150만원 이상으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런 문제점은 노지감귤뿐만 아니라, 고급과일로 분류되는 만감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만감류 재배면적은 지난 2012년도 1870㏊에서 2021년도 4082㏊로 2.1배 상승한 반면, 조수입은 2012년도 10a당 1200만원에서 2021년도에는 900만원으로 34.1%나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감귤산업에 미래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제주 감귤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현재 감귤산업이 처한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세부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감귤산업의 주요 정책으로 추진돼온 FTA기금사업에 대한 검토와 고민이 필요하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6497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만감류 재배면적 증가로 인해 만감류 가격 하락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결코 틀린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가림하우스 시설 중심의 FTA 기금사업에 대한 평가와 함께, 기존 사업에 대한 보완과 신규 사업 발굴 등 제주 농업의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적정 생산량에 대한 산출과 감귤 생산 부적지 및 국·공유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폐원 정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당장 올해 생산된 감귤의 처리방안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어떤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올해가 미래 감귤산업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실천 가능한 목표를 수립하고, 세부적인 추진계획을 바탕으로 면밀한 추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함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을 당부드린다. <강충룡 제주자치도의회 의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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