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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제주도민들은 행정체제 개편을 원하고 있나?
1차 도민인식조사 결과 20~30세대 문제점 인식 못해
시군폐지에 따른 행정비용 절감 동의여부도 의견 팽팽
용역진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인지도 제고 필요" 주문
위영석 기자 yswi1968@ihalla.com
입력 : 2023. 04.28. 09:52:53
[한라일보]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핵심 공약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행정체제 개편 용역이 진행중이다.

용역을 맡은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지난 26일 연구용역 1차 중간보고회를 갖고 공무원 3243명과 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제주자치도는 인식조사 결과 행정체제 개편 필요성에 대해 공무원 59.8%, 도민 61.4%가 찬성했고 그 이유로 도지사 권한 집중과 지역 불균형 등의 문제 등을 꼽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설문 조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연 제주도민들은 현행 단일행정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를 도입해야 하는 필요성이 완전히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소위 말하는 MZ세대, 20~30세대 등은 현재의 행정체제에 대한 인식이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 행정시장 임명제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18~29세 44.1%가 '모르고 있다'고 있다고 답변했고 30~39세도 39.6%가 '모른다'고 답했다. 기초자치단체 권한여부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다'는 답변은 18~29세 71.7%, 30~39세 65.8%, 40~49세 59.2%에 이른다.

과연 이들에게 현행 제주의 행정체계의 문제점을 묻고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는게 맞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현행 도와 시군의 중복기능 폐지로 행정비용이 절감됐다는 주장에 대한 동의여부에 대해서도 동의 25.3%, 비동의 28.5%로 팽팽히 맞서고 있고 절반에 가까운 46.2%가 '보통'이라고 답변했다.

| 행정체제 개편 후 10년 지나 또 바꿀 것인가 문제점 부를 수도

시군 폐지로 인한 지역갈등 완화 여부에 대한 답변도 동의 21.3%, 비동의 39.0%로 비동의가 높지만 '보통'이라는 답변이 39.7%여서 이 또한 개편의 필요성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현행 행정체제의 문제점이라고 지적되는 도지사 권한 집중에 대해서는 동의 74.3%, 비동의 6.4%, 보통 19.4%, 행정시의 자율적 운영 어려움에 대해서도 동의 53.9%, 비동의 10.1%, 보동 36.0%로 개편 필요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으로 반드시 해결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행 체제 아래서도 도지사의 권한을 나누고 법·제도 정비를 통해 자율적 운영을 보장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

용역진도 행정체제 개편 필요성에 관한 논의에 앞서 현 행정체제에 대한 도민들의 인지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 행정체제의 문제점이나 개편 필요성이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행정체제 도입은 또 문제점을 부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20~30세대가 40~50세대가 된 후 또 행정체제를 바꾸기 위해 또 도민사회를 혼란으로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해 숙고하고 다시 숙고해야 한다. 예전 시장·군수체제를 맛보지 못한 20~30세대는 아직 현재 행정체제 개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용역진도 현 행정체제 성과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수록 개편 필요성을 느끼고, 성과에 대해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개편 필요와 불필요 응답 간 차이가 크지 않다고 밝힌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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