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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민원 공무원 보호 장비 무장 '욕설·폭력' 사라질까
목걸이형 카메라 웨어러블 캠 358개, 공무원증 녹음기 988개 보급
"보호 장비 사용 익숙지 않지만 착용·가동 사전 안내만으로 예방 효과"
제주도는 공무원 피해 발생 시 업무 일시 중단 등 관련 조례 개정 추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3. 05.03. 16:18:15

민원 담당 공무원 자리의 투명 칸막이 앞에 휴대용 영상 녹화, 음성 녹음 장비 착용·가동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제주시 제공

[한라일보] "시민과 민원 처리 담당자 모두가 안전한 민원실 환경 조성을 위해 위법행위 발생 등 필요한 한도 내에서 휴대용 영상 녹화 및 음성 녹음 장비를 착용·가동 중임을 알려드립니다."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민원 창구의 투명 가림막 앞에는 이런 안내문이 붙어 있다. 민원인의 폭언과 폭행, 목적이 정당하지 않은 반복 민원 등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상 근거가 마련되고 조례가 제정되는 등 지난 4월 1일부터 휴대용 보호 장비 도입·운용이 의무화되면서 내걸린 안내문이다.

3일 제주시에 따르면 수요 조사를 거쳐 본청 10개 부서와 26개 읍·면·동 등 총 36곳에 지급한 민원 응대 보호 장비는 일종의 목걸이형 카메라인 웨어러블 캠 358개와 공무원증 케이스 녹음기 988개에 이른다. 이를 위해 3억여 원이 투입됐다. 2021년 제주도의 제주지역 공무원 조사에서 민원인들로부터 폭언을 경험했다는 사례가 288건에 달한 만큼 사회복지, 교통행정, 노인복지를 포함한 민원 관련 부서에서는 보호 장비 도입 운용을 반기는 분위기다. 일부 읍·면사무소에서는 현장 출장 직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상반기 중 추가로 웨어러블 캠 구입을 계획하는 등 휴대용 보호 장비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의 사회복지 부서 관계자는 "1~2명씩 현장에 나가 민원을 처리할 때 폭언 등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며 "웨어러블 캠은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고 아직까지 활용 사례가 없지만 공무원증 녹음기는 항시 착용하기 때문에 유용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종합민원실 관계자는 "웨어러블 캠은 구입 이후에 다행히 사용해야 할 일이 생기지 않았다"며 "민원인들에게 보호 장비 활용을 알리는 안내문을 게시한 것만으로 폭언 등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이 같은 보호 장비 의무화에 맞춰 '제주도 민원업무담당공무원 보호와 지원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22일까지 입법예고 중인 조례 개정안에는 민원 담당 공무원의 안전한 근무 환경 마련을 위해 민원인 폭언·폭행 사전 예방과 사후 입증 자료 확보를 위한 휴대용 영상·음성 기록 장비 등 설치, 청원경찰·방호원 등 안전요원 배치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또한 담당 공무원의 피해 발생 시 업무 조정이나 일시적 중단 조치를 명시했고 민원인의 위법행위 등에 대한 법적 대응 지원 내용도 새롭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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