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도가 최근 4월 말 주민등록인구가 전월보다 84명 증가한 67만7115명으로 5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그동안 연간 인구통계 정도를 내놓던 도가 난데 없이 월별 인구의 증가 전환을 발표한 것만 봐도 최근의 인구 감소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통계청 자료 분석 결과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이번처럼 넉달 연속 제주 인구가 감소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제주의 저출생·고령화는 3년여의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더 심각해졌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지르며 2021년 인구가 처음 자연감소(-501명)했고, 2022년에는 자연감소 숫자가 1200명으로 갑절 규모로 확대됐다. 월 기준으로는 올해 2월까지 20개월 연속 자연감소해 그야말로 인구의 역사적 분기점을 맞고 있다. 인구 자연감소에 더해 설상가상으로 20대 젊은층의 인구 유출이 심상치 않다. 올해 1분기 제주는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더 많아 922명이 순유출됐다. 분기 기준 2008년 1분기 이후 15년만에 최대 순유출이다. 특정시기의 인구 순유출일 것으로 여겨보지만 유출 인구 중 20대(-769명)가 가장 많다는 점은 큰 걱정거리다. 20대 인구의 순유출은 2018년 145명에서 2019년 1029명, 2020년 1178명, 2021년 1417명, 2022년에는 1501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2022년 합계출산율 0.92명으로 1명이 무너진 출산율 끌어올리기만큼이나 시급한 과제가 제주에 젊은 인구를 지키는 일이 된 것이다. 왜 젊은이들은 제주를 떠나고 있을까? 대학 진학과 함께 안정적인 일자리 부족을 주된 이유로 꼽는 이들이 많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며칠 혹은 한달살이를 통해 만나는 제주는 팍팍한 도심생활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만큼 아름답고 매력 넘치는 섬이다. 하지만 여행지가 아닌 일상의 삶터가 되면 먹고 사는 현실적인 문제가 녹록지 않다. 소득을 얻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제주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전국 꼴찌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카페에서부터 식당까지 공급 포화가 아닌 시장이 없을 정도인 제주에선 창업도 만만치가 않다. 전국적으로도 집값이 높기로 유명한 제주에선 주거비도 큰 부담이다. 사회초년생인 청년층은 적은 임금에 월세나 전세금 부담으로 저축은 언감생심이다. 인구 감소의 재앙은 이미 시작됐다. 제주로의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없다면 현재 제주 인구를 잘 지켜내야 한다. 제주도의 청년인재양성에서부터 청년창업기업 지원, 청년창업농과 후계농업경영인 육성 사업 등이 과연 그들의 욕구를 얼마나 충족시키며 효과를 내고 있는지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또 일자리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분야에서 청년 호감도를 끌어올릴 청년친화정책에 출생·육아친화환경만큼 공들여야 한다. 젊은층이 부담 가능한 수준의 주택이 예측 가능하게 공급되는 것도 청년층이 제주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주된 요건일 것이다. <문미숙 경제산업부국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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