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고발된 무허가 이동식 장묘업체가 차량에 설치한 화장시설. A업체 운영 인터넷 블로그 화면 갈무리. [한라일보] 제주지역에서 차량을 이용해 이동식 반려동물 장묘 영업을 한 업체가 적발돼 경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반려동물 장묘는 허가 받은 고정식 장소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까다로운 기준과 기피 시설 인식으로 제주에는 허가 받은 반려동물 장묘 시설이 단 한 곳도 없어 도내 반려인들이 원정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현실 탓에 일부 장례 수요가 무허가 업체로 쏠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15일 A업체를 제주동부경찰서에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A업체는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제주시내에서 허가 없이 반려동물 장묘 영업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업체는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제주에서 유일하게 반려동물 장례 시설을 갖추고 있고, 운구차량으로 제주도 전 지역에 방문해 운구 후 화장·장례를 한다"고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온 반려인을 상대로 영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업체는 화장시설이 설치된 차량을 이용해 직접 반려인 자택을 방문해 장례를 치르는 등 '이동식' 장묘 영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장묘 영업은 소음·매연·분진·악취를 막을 수 있는 화장시설 등을 갖추고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다. 또 동물보호법이 독립된 건물, 즉 고정된 장소에서만 동물 장묘 영업을 허용하고 있어 A업체처럼 이동이 가능한 차량에 화장시설을 갖춰 장례를 치르는 것은 불법이다. 정부는 이처럼 까다로운 규제 탓에 반려동물 장례를 치르기 힘들다는 지적이 일자, 지난해 '이동식 반려동물 화장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특례를 시범 도입했지만 이런 특례는 경상북도 문경과 경기도 안산 등 2개 지역으로 한정됐다. 특히 제주에는 허가 받은 고정식 동물 장묘시설조차 없어 도내 반려인들이 다른 지역에서 장례를 치르거나 죽은 반려동물을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도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 현재 1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제도 개선도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6월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이 제주에서 이동식 장묘 등 다양한 형태의 동물 장묘영업을 할 수 있게 시설 기준을 동물보호법이 아닌 도 조례로 정하도록 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개정안은 1년 가까이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다행히 제주도가 2019년부터 추진한 '동물 공공 장묘시설'을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 건립하는 것으로 확정했지만, 이마저도 운영 시기가 2025년으로 예정돼 한동안 반려인들의 고충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반려동물 인구가 늘고 있지만 장묘 여건은 매우 열악한 상태"라며 "현재로선 유일한 대안은 동물 공공장묘시설이 하루 빨리 완공돼 가동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A업체 관계자는 "허가를 받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경찰에 고발돼 난감하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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