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오롯이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중심으로 펼쳐질 수 있을까."(옮긴이의 말 중) 전미연 역자의 표현처럼 그가 들려주는 다채로운 여정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그의 소설과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예를 들어 어렸을 적 할아버지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지켜보며 겪은 충격과 여름 캠프에서 만난 친구 자크와의 유체 이탈 경험, 기자 시절 임사 체험을 취재하며 수집한 정보는 '타나토노트'가 되고, 둘째 아들 뱅자맹을 돌보느라 잠 못 들던 수많은 밤은 '잠'이 된다. 도전과 모험이 가득한 그의 삶은 곧 소설이 되고, 소설은 곧 삶이 되어 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들을 써낸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야기다.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열린책들 펴냄)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어떤 삶을 살며 어떻게 글을 써왔는지를 유쾌한 필치로 그려낸 첫 자전적 에세이다. 옮긴이가 "이번 책의 원제는 '개미의 회고록'이다. '개미'의 작가로 대중에게 인식되는 작가가 개미처럼 써온 지난 30년을 돌아보며 뒤늦게 기록한 일기처럼 읽힌다"고 말하듯 유년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과 글쓰기에 관한 가장 진솔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인간 베르베르'를 마주할 수 있다. 저자는 스물두 장의 타로 카드를 하나씩 소개하면서 각 챕터의 문을 열어 이야기를 풀어 간다. 그의 데뷔작이기도 한 베스트셀러 '개미'의 탄생 뒷 이야기도 담겼다. "혹시 우리도 생살여탈권을 쥔 어떤 거대한 존재에게 관찰되고 있는 건 아닐까? 만약 그 거대한 존재가 외계에서 온 어린아이거나 초보 신이라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나는 유리병에 갇힌 주인공 개미들이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상상하고 그림으로도 그렸다. 여덟 살 하고 6개월에 쓴 여덟 장짜리 이야기가 바로 '개미'의 첫 버전이었던 셈이다."(본문 중) 출판사는 "이 책은 지금의 그를 만든 지난날의 내밀한 기록이자 '베르베르 월드'를 속속들이 보여 주는 친절한 안내서이며, 영감의 원천과 창작 과정을 숨김없이 공유하는 참고서이기도 하다"며 "사소한 경험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붙잡아 독창적인 소설로 빚어내는 타고난 작가, 스스로 세운 엄격한 규칙에 따라 하루도 빠짐없이 써나가는 '성실한 천재'의 모든 비밀이 펼쳐진다"고 소개한다. 1만8800원. 오은지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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