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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재미 삼아 쌓은 돌탑 밑에 생명들이 살아있다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입력 : 2023. 06.13. 00:00:00
타지역 관광객뿐만 아니라 제주도민에게도 인기가 많은 금오름에 최근 문제가 생겼다. 금오름 분화구 내 습지는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는데 탐방객 사이에서 분화구 내 돌탑 쌓기가 유행함에 따라 양서류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사라지고 있다.

금오름에는 산 정상부 52m가량 깊이의 분화구가 있고 그 안에 '금악담'이라고 불리는 화구호 습지가 있다. 이 금악담에는 맹꽁이를 비롯한 제주도룡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다.

금오름 분화구에는 나무와 수풀이 거의 없어 양서류에게는 화산송이(화산석)가 유일한 그늘막으로 사용되고 있다.

양서류의 경우 피부로 호흡하기 때문에 그늘막 아래에서만 제대로 숨을 쉴 수 있지만 탐방객들이 돌탑을 쌓으려고 돌을 옮겨버리면 피부호흡이 힘겨워진다.

그중 맹꽁이는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우리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양서류의 서식지를 훼손시키고 있다.

현재 분화구 내 습지의 돌탑을 허물어 원상 복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내표지판을 설치하자는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생물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도은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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