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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화의 건강&생활] 유방암 상식 1편 : 조기 유방암(암1~2기)의 치료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입력 : 2023. 06.14. 00:00:00
[한라일보] 52세 여자가 왼쪽 유방에 작은 덩어리가 만져져서 검사한 결과, 침습형 유방암이었다. 암세포들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과 결합하는 수용체들을 갖고 있었고, 인체상피세포성장인자의 수용체(HER2)는 없었다. CT 촬영을 한 결과 왼쪽 유방에 2.5㎝ 크기의 암 덩어리가 있었고 겨드랑이 림프절들과 간 그리고 폐에 암이 퍼진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외과의사에게 의뢰해 유방의 암 덩어리와 주변만 제거하는 유방보존수술을 했고 암 침범 여부를 확인한 결과 침범이 없어서 겨드랑이 림프절 제거 수술은 하지 않았다. 재발 방지를 위해 항암화학치료를 수개월간하고 나서 수술한 유방에 방사선치료를 1개월 넘게 했다. 2년 전부터 폐경 상태이었지만 여성호르몬이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들에 작용할 수도 있어 재발을 억제할 목적으로 타목시펜을 매일 복용시켜 왔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발이 없이 잘 지내고 있다.

2019년에 발표된 국내 암 현황 보고에 따르면 여성 암들 가운데 유방암이 21.4%로 갑상선암에 이어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다른 고형암들처럼 유방암 역시 수술이 완치에 이르게 하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5㎜ 미만으로 아주 작은 초기 유방암이 아니고서는 수술만으로 완치를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암 수술을 받고 나서 효과가 뛰어난 몇 가지 항암제들을 함께 투여하는 복합항암치료가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이를 보조항암치료라고 하며 이제는 유방암 수술 후 표준 치료에 포함돼 있다. 제3기의 여러 고형암들 중 항암치료에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암 질환들은 수술로 암을 충분히 제거했을지라도 재발의 위험 때문에 보조항암치료를 시행한다. 3기 유방암도 당연히 보조항암치료를 하지만 이제는 2기 유방암과 투약 조건이 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닌 1기 유방암도 보조항암치료가 권고되고 있다.

오래전 X선을 처음 발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유방암에 방사선치료가 도입됐지만 지금은 겨드랑이 림프절들까지 암이 퍼진 3기 환자에게 수술 후 국소 재발을 줄이려는 목적 이외에는 암 덩어리와 아주 가까운 주변만 제거해 정상 유방조직을 가능한 많이 보존하는 수술을 완벽하게 마무리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유방암의 약 80%가 여성호르몬에 의존해 성장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서 여성호르몬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특수한 약을 최소 5년간 복용시켜서 재발을 억제하도록 한다. 이런 차단치료는 난소기능이 없어진 폐경여성과 양쪽 난소를 모두 제거한 환자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

끝으로 암세포에 HER2가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유방암의 20%)에는 처음부터 전이를 잘 일으키고 재발도 잘하기 때문에 암세포 표면의 HER2를 표적으로 골라서 공격하는 항체치료제(트라스투주맙)를 수술 후 1년간 3주마다 투여한다. 유방암 진단을 받고 걱정하는 환자들에게 치료와 관련된 내용들을 소개함으로써 불안을 덜어주고 자신감을 갖도록 이 글을 마련해 보았다.<한치화 제주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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