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귀초 어린이들이 사려니 숲길 체험 후 각자의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송문혁기자 초록빛 ‘사려니 숲길’ 체험 새와 아이들의 노래가 숲속 하모니로 어우러져 공동의 시를 써보는 활동도 [한라일보]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손님맞이 준비를 마친 듯하다.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은 저절로 '숲속을 걸어요' 동요를 함께 부르며 설레는 마음을 한껏 표출해냈다. 나무들 사이로 여름 햇볕이 시원하게 내리쬐는 지난 13일 사려니 숲길 체험이 하귀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과 인솔 교사 등 50여명이 동행한 가운데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려니 숲길에서 진행됐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딱따구리 소리가 '2023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 체험 프로그램'의 출발을 알렸다. 2011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한 사려니 숲길의 '사려니'라는 말은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 있다. 수많은 동식물의 터전이 되고 숲과 오름, 계곡을 함께 만나며 걸을 수 있는 곳, 신성한 생명의 공간이자 사람과 공존하는 아름다운 자연이기도 하다. 숲길을 걷다 잠시 멈춘 안연화 해설사는 아이들에게 직접 나뭇잎을 만져보게 했다. 안 해설사가 "느낌이 어떤 것 같아요?"라고 질문을 하자마자 아이들은 "이불 솜털 같아요", "사람의 살결 같아요", "강아지 털 만지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안 해설사는 "여러분 말이 맞아요. 부들부들 양탄자 같은 느낌이에요. 이 친구 이름은 새비라고 해요", "보라색 좁쌀 방울열매가 있어요" 아이들은 해설사 설명에 주의를 기울이며 열심히 메모했다. 이 밖에도 상산, 산딸, 때죽, 산수국, 조릿대 등 사려니숲의 다양한 나무들을 직접 만져보고 냄새를 맡으며 체험했다. 아이들은 체험 중간 하트 모양의 나무가 있다며 다들 모여들어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프로그램 막바지에 아이들은 모둠별로 둘러앉아 오늘의 느낀점을 적고 각자의 개성대로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모둠은 친구들과 함께 서로의 하루를 되돌아보며 사려니 숲길을 통해 느낀 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른 모둠은 포스트잇에 각자의 생각을 적고 하나의 시를 만들어 냈다. '사려니숲'이라는 제목으로 완성된 시를 같이 낭독하며 하루를 되새기고 숲길 체험을 마무리했다. 이번 숲길 체험에 참여한 강수연 학생은 "여러 식물을 보니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 들고, 손오공이 된 것처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다"며 "특히 숲속의 풀냄새가 향긋해 부모님과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고인애 담임교사는 "아이들이 설레고 기분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며 "숲속에서 발견한 것도 해설사분들이 바로바로 설명해 주며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았고 모두에게 힐링 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언주 해설사는 "아이들이 설명하는 내용을 집중력 있게 듣고 기억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다. 오늘 숲길 체험이 기억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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