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연산호 군락지… '산호정원'으로도 불려 산호류는 촉수 배수 따라 팔방·육방산호류로 분류 서식지·피난처·먹이 제공하는 바다생태계의 한 축 [한라일보] "무엇보다 빨강, 노랑, 보랏빛 산호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지상 어느 곳보다도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밭 위를 날아다니는 기분이었죠. 해외에서만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던 산호를 제주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알고 보니 제주 문섬은 세계 최대 연산호 군락지로 유명한 곳이었어요. 이 경험은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박승환 수중사진작가가 책 '조금은 사소하고 쓸데 많은 제주 산호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서 한 말이다. 제주 문섬·범섬의 일대 수중은 세계 최대의 연산호 군락지로 유명하며, '산호정원'으로 불리는 곳도 있다. 연산호 군락지는 제주 바다생태계의 한 축으로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로 활용되고 있다. 김인회·조은진·김광회·김승집 제공 ▶연산호는 제주 수중생태계의 깃대 생물 이렇게 수중정원 하면 연산호 군락을 말하게 된다. 연산호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려면 산호류의 분류 체계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이들은 크게 팔방산호류(폴립의 촉수가 8의 배수인 산호류, 사진 가운데 위 참조)와 육방산호류(6의 배수인 산호류) 나뉜다. 그 밖에 말미잘이나 해변말미잘 무리, 돌산호 무리, 각산호(해송) 무리 등이 육방산호류다. 연산호와 비교해 경성산호라 부르기도 한다. 열대 산호초를 구성하는 조초산호들은 돌산호들이다. 제주 바다에는 돌산호 무리로 거품돌산호와 빛단풍돌산호 등이 있다. ▶연산호 군락도 제주 바다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 연산호들 특히 바다맨드라미 무리는 색이 화려하다. 분홍과 노란색이 많으나 보라색, 초록색, 파란색에 이르기까지. 여러 색의 연산호들이 무리를 지어 있으면 천상의 정원이 이럴 것이라는 착각까지 하곤 한다. 다비나 폴로스(Davina Poulos) 등의 '호주 온대해역 연산호 종의 생물다양성 가치(2013)' 연구에 따르면 수지맨드라미류 군집은 빛이 약하고 조류가 강한 곳에 주로 분포했다. 몸에 주산텔레(zooxanthellae: 산호초를 조성하는 조초산호의 표면에 있는 단세포 식물을 말하며, 이들이 광합성을 해서 얻는 에너지를 산호가 사용한다. 따라서 산호는 이들이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적응함)가 없다. 그래서 플랑크톤을 여과해 먹거나 바닷속의 유기물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선호했다. 연산호 군집은 작은 무척추동물의 서식지가 되고 어린 어류들의 피난처와 먹이가 되기도 한다. 주변 물고기들이 몰리는 것도 산호를 먹기 위해서거나 주변의 작은 동물들이 있어서였다. 물론 물고기의 공격에 대비한 화학적 방어전략도 가지고 있었다. 호주 연산호 군집은 이웃한 해면 군집 등에 비해 생물 다양성이 높았다. 제주 바다에서 지난 30년 전과 비교해 연산호 서식 밀도가 점차 늘어난 것도 환경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니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 ▶아직 못다 푼 연산호에 얽힌 이야기들 이처럼 위장을 잘하고, 아주 천천히 움직여서 발견이 쉽지 않다. 분명히 이 기생고둥은 입 안에 있는 날카로운 치설로 숙주의 세포를 먹는데 심한 피해를 주지 않도록 주의한다. 연산호 한 군체에 여러 마리가 살지 않아 서로가 생명에는 지장 없도록 진화해 온 결과로 보인다. 제주 바다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곳에 연산호 정원들이 있을 것이고, 그곳에는 연산호 군집이 해양생태계의 버팀목이 되는 놀라운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제종길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수석위원·제주바다포럼 고문>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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