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제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제주 갈옷 전승 양상과 문화유산 가치' 학술대회에서 고부자 전 단국대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오은지기자 [한라일보]'제주 갈옷'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미래무형유산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10일 제주 라마다호텔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와 제주학연구센터가 마련한 '제주 갈옷 전승 양상과 문화유산 가치' 학술대회가 열렸다. 문화재청 공모에 선정돼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제주 갈옷 미래무형유산 발굴·육성 사업' 1차년도 사업 추진 성과를 공유하고, '제주 갈옷'을 미래무형유산으로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이날 기조 강연을 맡은 고부자 전 단국대 교수는 '제주 갈옷의 전통과 계승 발전 방향' 주제 발표문을 통해 "이제는 갈옷의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정비할 때"라며 "갈옷이 가진 특성인 내구·방오·방수·발수·항균·경제·친환경성 등 갈옷의 탁월한 장점을 알리고, 가치를 올바르게 계승 발전시켜 각광받는 영원한 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전 교수는 갈옷이 미래무형유산으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크게 ▷도민의 인식 고취 및 체험 기회 확산 ▷인재 양성 ▷정책수립 및 행정지원을 지속적으로 지향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세부적으로 도민무료강좌 개설, 찾아가는 체험교육 강화, 전시관 및 상설체험교육관 건립 운영을 비롯 전문가 운영, 도 차원의 관리부서 조직 필요성 등을 제언했다. 고 전 교수는 무공해 노동복 갈옷이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현시대의 요구에 가장 알맞은 옷임도 강조하면서 "이제는 갈옷을 제주의 살길과 후손에게 물려줄 영원무궁한 유산으로 계승발전시켜 나아가는 데 정성과 온 힘을 모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홍희숙 제주대 교수는 이날 제주 갈옷이 '감물을 들인 옷'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출처가 명확한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 제주 갈옷의 역사에 대해 고찰한 연구를 발표했다. '제주 갈옷의 역사와 변천 양상'이란 주제발표문 요약 및 결론에서 홍 교수는 "제주에서 행해진 감물들이기 문화와 감물들인 옷의 역사는 객관적으로 조선시대 후기 이전으로 볼 수 있으며, 약 300년 이상의 역사를 갖는다"며 "현재 우리가 부르는 '갈옷'이란 명칭 또한 적어도 일제강점기인 1931년 이전부터 92년 이상 사용되어 온 명칭"이라고 밝혔다.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주제발표에서 갈옷에 대한 제주 사람들의 전승 지식 등을 살펴보기 위해 수행한 조사(구술 채록) 결과의 일부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내 시읍면 12개 지역 27개 마을에서 42명의 제보자(60~90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 센터장은 "'갈옷'의 명칭은 지역과 구술자에 따라서 '갈옷'이 '감옷'과 '감든옷'으로도 다양하게 불린다"며 "이들 명칭 가운데 제보자들은 '감옷' 명칭을 더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주의 갈옷 종류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리며, 갈옷의 첫 착용 시점은 밭일 등을 할 수 있는 성년기나 결혼 이후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갈옷은 중산간 마을이 해안 마을 사람들보다 더 많이 입었고, 남자보다 여자들이 갈옷을 더 많이 입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제주 갈옷 문화는 제주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온 제주 전통 문화이자 지속가능한 미래 유산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갈옷의 가치와 효용성을 다른 분야까지 확장해 제주의 감물 염색이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미래 자원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주사회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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