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부터 제주살이를 시작한 이승진 대표는 소품샵을 운영하면서 조개 등 제주 자연물로 만든 소품을 제작하고 해양쓰기로 만드는 키트 등을 개발해 환경 교육에 나서며 바쁜 제주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7년 전 제주행… 조개에 매료돼 소품 제작 해양쓰레기로 만든 체험 키트로 환경 교육 "하나 만들면 바닷가 1㎡ 청소한 것과 같아" [한라일보] 경기도에 살던 이승진(44)씨가 제주에 온 건 7년 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정착해 숙박업을 하던 언니의 바쁜 일을 도와주기 위해서였다. 사실 제주살이를 제안받았을 때는 선뜻 결정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릴 적 시골에서 살았던 좋은 기억이 떠오르면서, 제주에서의 삶도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줄 것 같아 과감히 제주행을 택하게 됐다. 그는 제주에 온 후 1년 동안은 적응하는 데 온전한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그에게도 우울감이 몰려왔다. 그런 그에게 언니는 '예쁜 게 되게 많은 곳이 있다'며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하도 바다였다. "해변에 알록달록한 조개들이 가득했는데, 너무 예뻤어요. 색깔도 모양도 다양했어요. 언니가 이 곳에서 너의 일을 찾아보면 좋겠다고 했는데, 순간 조개를 이용해 무언가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 그가 마주한 풍경은 무료했던 그의 삶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하도와 성산 일대 바다를 다니며 조개껍질을 줍기 시작했고, 주워온 조개들을 이용해 유리구에 담아 색깔 책갈피, 볼펜, 오르골 등 소품들을 차근차근 만들어 나갔다. 직접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제로 만들어가는 과정도 흥미로웠지만 그가 만든 소품이 플리마켓에서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되면서 이 일이 점점 더 재미있어졌다. 제주바다에서 조개를 줍는 이승진 대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에서 '기후변화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그는 환경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고, 과정을 수료한 후 지난 2020년부터 도내 학교 등에서 바다 환경과 업사이클링 교육을 하고 있다. "바닷가에 버려진 해양쓰레기를 주워와 깨끗이 씻고 말린 후 손질해, 책갈피나 볼펜 등을 만드는 키트를 만들어 환경 교육에 이용하고 있어요. 만들기로 끝나지 않고 아이들에게 의미를 전달하려고 해요. 소품을 하나 만드는 데 사용된 플라스틱과 폐그물의 양은 제주 바닷가를 약 1㎡를 청소한 것과 같다고 얘기해주면서 의미를 전하고 있어요." 그는 현재 '달랑제주'라는 소품샵을 운영하면서 제주 자연물로 만든 소품을 제작하고, 해양쓰레기로 만드는 체험 키트 등을 개발해 환경 교육에 나서고, 구좌 주민들이 주도하는 플리마켓 '구좌로 모모장'의 운영진으로 활동하면서 바쁜 제주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에 와서 조개를 줍다보니 바다에 있던 쓰레기가 싫어 주워서 무언가 만들어보자 했던 일이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제가 환경 관련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제주는 신기한 곳이에요. 앞으로도 제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려고 합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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