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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너도나도 조성… 제주시 게이트볼장 4곳 중 1곳 '폐쇄'
전체 124곳 실태조사 결과 32곳 폐쇄 시설 확인
92곳도 하루 이용자 5~30명 등 활용도 낮은 편
"파크골프 인기에 게이트볼장 이용 크게 줄어"
삼양·산양 시범사업 타 용도로 시설 변경 추진
지역별 인구 특성 맞는 중장기 체육시설 계획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3. 07.17. 18:57:04
[한라일보] 제주시 읍·면·동에 한때 경쟁적으로 조성됐던 게이트볼장 4곳 중 1곳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의 게이트볼장 실태 조사 결과 32곳이 폐쇄 시설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7일 제주시에 따르면 관내 게이트볼장은 총 124곳에 달한다. 이 중에서 동지역 14곳, 애월읍 10곳, 구좌읍 3곳, 조천읍 3곳, 한경면 1곳, 한림읍 1곳 등 32곳은 공영주차장 등으로 바뀌거나 공터로 변해 사용되지 않는 폐쇄 시설로 분류됐다.

나머지 92곳은 전천후 게이트볼장 36곳, 노천 게이트볼장 56곳이다. 동지역(26곳)을 제외하고 애월읍(22곳), 구좌읍(15곳), 한경면(10곳), 한림읍(9곳)과 조천읍(9곳) 순으로 시설 수가 많았다. 시설 대부분은 읍·면·동에서 조성한 것으로 해당 마을 노인회에서 관리를 맡고 있다.

이들 시설도 하루 이용자가 평균 5~30명 정도에 그치는 등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게이트볼장을 소규모 마을 행사장이나 탁구 등 타 운동 시설로 쓰는 등 제 기능을 상실한 곳도 있었다.

이에 제주시는 추경 5억7300만 원을 확보해 이용률이 저조한 삼양동과 한경면 산양리 게이트볼장을 다른 시설로 변경하는 시범 사업에 나선다.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삼양동은 탁구장으로, 산양리는 족구장과 배트민턴장으로 각각 바꿀 예정이다. 제주시 측은 "파크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연령대가 겹치는 게이트볼 이용자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올 하반기 동·서부에 위치한 두 지역 게이트볼장에 대해 시범적으로 시설을 개선한 후 성과와 문제점을 분석해 향후 대상지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존 게이트볼장을 다른 시설로 변경하는 안을 제시한 곳은 전천후 4곳, 노천 6곳이다. 해당 지역에서는 게이트볼장을 복합실내운동시설, 실내체육관, 다목적체육관 등으로 바꿔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게이트볼장을 설치한 지 10년 미만인 곳이어서 예산 낭비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인구 특성 등에 맞는 지역별 공공·마을체육시설 중·장기 설립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천후 게이트볼장을 만드는 데 최소 수억 원이 투입된 탓이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이용자가 적지만 일부 지역은 시설 변경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어서 주민들이 동의해야 추진이 가능하다"며 "시설 활용도를 높이고 시민들의 체육 활동 기회가 늘어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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