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도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남의 고민을 듣고 고민의 종류를 평가하고 내가 생각하는 온갖 좋은 생각을 상대에게 논리화해서 말해주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막상 힘들어하고 서운한 일이 있을 때 조언자로부터 나의 힘든 상황을 그저 들어주기만을 그리고 공감과 동조의 따뜻한 눈빛을 더 바랐던 적이 많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라는 책에서는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감정의 상호작용 상황을 이렇게 얘기한다. 꽤 오랜시간 친절 대신 '옮음'을 선택했다. 그 옮음은 '조언'이라는 탈을 썼을 뿐 나의 편견이며 쓸데없는 간섭이었다. 예쁜 말로 나를 지키고 사람과의 관계를 지키고 싶은 개인의 욕망이 깃든 책이다. 우리는 공무원으로서 다양한 민원을 접하고 해결해야만 한다. 민원의 종류는 단순 민원서류 발급부터 첨예한 이해관계가 있는 민원까지 다양하고 복잡하다. 이런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처리 능력은 물론 이해관계를 협의·조정하는 능력까지 요구된다. 하지만 협의·조정이 필요한 민원처리를 할 때 최대한 빠른 '해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사업의 당위성과 법적 논리를 가지고 민원인에게 설득과 이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민원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불편해하는지 먼저 듣고 의견을 존중하는 눈빛을 보낸다면 대화의 첫 발을 내딛게 되는 것이고 종국에는 민원해결까지 될 것이라 믿는다. <서은미 서귀포시 예산팀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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