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해 어획량 꾸준히 증가… 마을 어획량은 점점 감소 지속가능한 연안 수산업·생태계의 필수요소 '보프' 작은 개체보다 산란 기간·유어 생산 400배까지 많아 [한라일보] '원담, 제주 바다를 담는 그릇'의 저자 정은희는 지역 어르신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전했다. "옛날엔 해안선 부근 어디에 가도 그곳에는 물 반 물고기 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해안가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도 없고 개인적인 채취도 제한하고 있어 너무 아쉽다." 이 책에서는 마을 해안에서 하는 개인 또는 마을어업이 주민들의 삶과 깊은 연관성이 있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했다. 또 '브라이언 페이건'은 저서 '피싱, 인간과 바다 그리고 물고기'에서 전 세계 어디에서나 무한한 자원인 줄 알고 물고기를 남획해 왔으며, 점점 더 많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기술을 개발해 그 많던 물고기를 바다에서 사라지게 했고 어떤 물고기들은 자원 회복이 아예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한탄했다. ▶다금바리가 지키는 바다 송악산 유어장에서 잡힌 길이 162㎝ 초대형 민어. 박철준 제공 제주에선 다금바리(제주도에선 자바라를 다금바리라 한다.) 이야길 빼놓은 순 없다. 사진의 다금바리는 1m가 넘는 대물로 제주 해안생태계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조은진·김성훈 제공 지난 주말엔 제주도 고산에서 수중사진전 축하차 모인 여러 다이버들이 모여 모처럼 이야기판을 벌렸다. 물고기 이야기가 시작됐다. 그래도 다금바리는 아직 제주 바다 곳곳을 잘 지키고 있고, 수중에서 작살질이 줄어서 그런지 자원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가끔 만나는 1m가 넘는 초대형 넙치와 붉바리 등의 이야길 하다가 요즈음 부쩍 는 쏠배감펭 이야기로 이어졌다. 언제나 그런 것처럼 제주 바다가 안고 있는 문제, 제대로 안 되는 해안관리와 수질오염 등에 이르자 다들 웃으며 다음을 기약하자며 헤어졌다. 바닷속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다이버들이 모이면 새로운 소식을 나누고 바다가 점차 상황이 안 좋아진다면 아쉬움을 남기고 마무리를 하곤 한다. ▶나이 많고 뚱뚱한 암컷 물고기가 중요해 제주 해안에서 회유성 어종들은 변화무쌍한 체류와 이동을 하며 제주 바다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할 것이다. 하지만 정착성 어류들은 웬만한 변화에도 이 바다에서 버티어 낼 것이다. 다금바리나 붉바리, 돌돔, 넙치 등 이들은 자원량 그리고 어획량 등은 수산업 통계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통계청의 '2020년 4분기 제주도 어업생산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의 2015년부터 6년간의 근해 어획량은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전 평년 평균과 2020년의 어획량을 비교하면 약 28.5%나 늘었다. 참조기, 갈치, 전갱이의 주된 어종이었다. 2020년엔 전갱이 어획량이 평년 대비 227.4%나 늘어 어획량 증가를 주도했다. 같은 시기에 마을어업 어획량은 꾸준히 줄었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곳과 가까운 바다에 사는 정착성 어류에 관심을 보다 가져야 한다. 이 종들이 해안생태계의 지킴이이고, 그 자원들이 제공하는 혜택이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2013년 하와이 대학교 어류학자인 '마크 힉슨' 등이 쓴 큰 암컷 물고기에 대한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보프(BOFFFF)' 이야기다. '보프'를 잘 보호하는 것이 연안 수산업과 생태계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글이었다. '보프'는 '크고, 나이가 많으며 살찐 성숙한 암컷 물고기(big old fat fecund female fish)'를 말한다. 말레이시아 시파단에서 찍은 큰양놀래기다. 조은진·김성훈 제공 수중사진작가 김병일은 문섬 물속에서 수중에서 자주 만나 반갑게 교류하던 돌돔이 있었는데 어느 날 사라졌음을 알고 너무나 아쉬워했다. 정착성 어종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크게 자라면 관광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그가 했다. 그랬다면 물고기는 나중에 큰 물고기로 자랐을 것이다. <제종길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수석위원·제주바다포럼 고문>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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