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림읍의 한 양계농장. [한라일보] "땀 배출이 잘되지 않는 닭은 폭염에 특히 취약해요. 날씨가 더워지니 닭들이 잘 먹지 않아 걱정이 큽니다." 제주시 한림읍에서 산란계(달걀을 낳는 닭)를 4만여마리를 키우는 한춘규 대한양계협회 제주도지회장이 계속되는 폭염에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닭이 자라기 알맞은 온도는 16~24℃ 정도지만, 연일 30℃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계사 내 온도가 적정 온도보다 많게는 10℃ 가까이 올라 피해가 발생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무더위로 닭들이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료를 잘 먹지 않아 알도 잘 낳지 않고 알도 작아지고, 심하면 폐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계사 내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작년에는 환풍기 10개를 가동했다면 올해는 5개를 더 돌려 관리를 하고 있는 만큼 올해 더위가 유독 심한 것 같고, 피해가 더 심한 상황"이라며 "양계농가 뿐만 아니라 양돈 등 다른 축산농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무더운 날씨에 제주도내 축산농가들도 비상이다. 닭, 돼지 등 가축을 키우기 위한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방과 환기시설을 종일 가동하면서 농가들마다 힘을 쏟고 있지만 집단 폐사 등 피해가 나오고 있어서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날까지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 신고가 접수된 도내 축산농가는 모두 20곳이며, 가축 3110마리가 폐사했다. 이 중 양돈농가 19곳에서 돼지 610마리가 폐사했고, 양계농가 1곳에서 닭 2500마리가 폐사했다. 이는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한 축산농가만 집계된 것이다. 가축을 키우기에 적합한 온도를 보면 한우·육우 10~20℃, 젖소 5~20℃, 돼지 15~25℃, 닭 16~24℃로, 30℃가 넘는 날씨를 버티기가 쉽지 않으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가축들의 사료 섭취량이 떨어져 품질 저하 뿐만 아니라 폐사 위험도 커진다. 제주 바다에는 폭염으로 수온이 28℃에 이르는 고수온 주의보까지 내려져 양식장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고수온 예비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21일부터 고수온 주의보가 발효중인 이달 6일까지 도내 양식장 4곳에서 넙치 등 어류 6800여마리가 폐사했다는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제주도는 접수된 피해내용이 고수온 영향인지 확인하기 위해 합동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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