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기의 물건을 자꾸 친구에게 준다면 부모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합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라일보] 아무렇지 않게 자기 물건을 친구에게 주는 아이. 그 모습을 보는 부모는 고민이 됩니다. 그대로 두자니 물건을 소중히 대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 되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와 나누면 좋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질문. 여섯 살 아이입니다. 어린이집 친구에게 자기 물건을 주거나 서로의 물건으로 바꿔오기도 하는데요. 그냥 둬도 괜찮을까요. = 네. 아이에겐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부모는 모르는 아이들끼리만 아는 상황 말입니다. 친구랑 친하고 싶어서 물건을 줬을 수도 있고, 서로의 물건을 갖고 싶어 바꿨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부모의 '개입'은 필요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끼리 서운하고 억울한 감정이 들어가면 물건을 절대 주지 않거나 무조건 줘 버리는 '극과 극'의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물건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생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어른 허락 필요하다고 말해주세요" 아이가 친구에게 물건을 준 상황이라면 그때 기분이 어땠는지 물어봅니다. 물건을 서로 바꿨다면 어떻게 해서 교환하게 됐는지도 물어보고요. 평소 부모와 대화를 많이 나눴던 6살 아이라면 충분히 상황을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아이가 친구에게 줬거나 바꾼 물건을 처음에 어떻게 갖게 됐는지도 이야기해 보세요. 예를 들어 장난감이라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샀었는지, 가지고 놀 때는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아이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누가 사줬던 장난감인지도 떠올려 보고요. 그러면서 얘기합니다. "엄마(*상황에 맞는 호칭)는 가치(*아이 이름)가 엄마랑 이야기 나누면서 산 물건을 물어보지 않고 친구와 바꿔 버려 서운한 마음이 들어(또는 '걱정돼', '아쉬워')"라고 말입니다.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 마음을 솔직히 얘기해도 괜찮습니다. "엄마도 이럴 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처럼 말이지요. 그때도 서운하고 섭섭한 마음을 전달하면 됩니다. 친구에게 자기 물건을 준 아이에게 "당장 찾아와!"라고 야단치는 것은 또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이가 "엄마, 나 이 장난감 친구 줘도 돼?"라고 물어보면 부모는 이렇게 반응할 수 있을 겁니다. "친구에게 주고 나면 어떨 것 같아? 만약에 네가 다시 갖고 싶으면 어떡하지?"라고 말이지요. "같은 장난감을 다시 사줄 수는 없어"와 같이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미 친구에게 물건을 줘 버린 상황이라면 다시 찾아오는 법을 얘기해 볼 수도 있습니다. 6살쯤이면 스스로 답을 생각해 낼 수 있을 겁니다. "친구한테 다시 달라고 할게"처럼 말이지요. 이미 준 물건을 대신할 다른 물건을 가져가서 친구와 얘기해 보는 방법도 고민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아이를 야단쳐선 안 됩니다. 친구에게 준 물건을 "당장 찾아와!"라는 말은 아이를 민망하게 합니다. 죄인이 된 것 같고, 친구를 보는 것도 민망해지지요. 이 같은 감정에 쓸데없는 상상을 하게 되고 무서움도 느낍니다. 이는 또래와의 관계 맺기에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물건의 소중함은 구매 과정에서부터 자연스럽게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이에게 물건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다면 부모도 본보기를 보여야 합니다. 부모의 평소 습관, 행동 등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물건을 아무 데나 넣고 함부로 정리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아이도 그럴 수 있습니다. 아이 앞에 쓰레기봉투를 가져다 놓고 물건을 마구 집어넣는 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생각합니다. '아 저렇게 그냥 버려도 되는구나' 하고 말이지요. 부모 입장에선 낡고 지저분하고 이미 다 쓴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그걸 알 리가 없습니다. 물건의 소중함은 사실 그것을 살 때부터 자연스럽게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에서부터 아이를 참여시키고 얘기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옷을 고를 때도 책을 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온라인으로 한 번에 골라 구매할 게 아니라 같이 가서 사 보는 겁니다. 옷집에 가면 정말 많은 옷이, 서점에 가면 정말 많은 책이 있습니다. 가기 전부터 어떤 것을 살지 계획하고, 직접 가서는 어떤 게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세요. 살 물건을 결정하고 계산을 할 때도 아이와 함께해 보는 겁니다. 물건을 계산대에 올리고 이후 다시 건네받기까지 조심히 다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될 겁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것까지 말입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물건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거지요. 상담=오명녀 센터장, 취재·정리=김지은기자, 영상=신비비안나 기자 한라일보의 '가치 육아'는 같이 묻고 함께 고민하며 '육아의 가치'를 더하는 코너입니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이 '육아 멘토'가 돼 제주도내 부모들의 고민과 마주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영유아 양육 고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고민이 있다면 한라일보 '가치 육아' 담당자 이메일(jieun@ihalla.com)로 보내주세요.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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