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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모셔라" 제주도 차원 월 100만원 수당 신설
내년부터 14개 진료과목 월 100만원씩 지급 계획
정부는 소아청소년과만 지급… 제주도 대폭 확대
道 "지역 특수성 감안해야" 별도 정원 배정 요청도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3. 10.05. 16:27:39
[한라일보] 제주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등 특정 진료 과목을 중심으로 전공의(레지던트) 부족 사태가 이어지자 제주도가 전북과 강원도에 이어 전공의 수당을 신설하는 등 전공의 유치 경쟁에 뛰어 들었다.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대학병원 등에서 일정 기간 수련을 하는 의사를 말한다.

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대학교병원과 제주한라병원 등 도내 2개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가운데 소아청소년과, 내과, 외과,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등 14개 필수 진료과목 전공의에게 내년부터 월 100만원씩 수당을 지급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제주도는 전공의 수당 신설에 필요한 예산 6억원을 고향사랑기부금에서 충당하기로 하고, 고향사랑기금운용심의위원회와 보조금 심의위원회에 차례로 지급 계획을 올려 통과했다. 앞으로 본예산 편성과 집행을 위한 도 자체 심의와 의회 심의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처음으로 도내 전공의 수당이 신설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2일 소아의료 보완대책을 발표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 한해 월 100만원씩 수당을 주기로 확정했지만, 제주도는 이런 대책만으로는 도내 의료계가 처한 현실을 타개할 수 없다고 봤다. 전공의 부족 문제가 소아청소년과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주대병원의 경우 올해 17개 진료과목에서 전공의 31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소아청소년과 뿐만 아니라 흉부외과와 응급의학과 등 5개 진료과목에서 정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제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전공의를 모집하는데 매번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정부 지침상 필수 진료과목도 12개지만 제주도는 14개로 정해 전공의 수당 지급 대상을 대폭 확대한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제주도는 정부에 제주대병원의 전공의 정원을 정할 때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취지의 별도 정원 배정도 요청했다. 정부는 각 지역 수련병원의 진료과목별 전문 지도 교수 수와 환자 수, 진료·연구 실적을 토대로 매년 11월 전공의 정원을 배정하고 있다.

가령 A병원의 진료 실적이 정부 기준에 미달하면 전공의를 뽑고 싶어도 정원 자체를 배정 받지 못해 선발할 수 없다. 제주도의 별도 정원 배정 요구는 제주대병원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제주대병원에 따르면 19개 진료과목 중 전공의가 없는 과목은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등 5개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정부 기준에 다소 미달해도 정책적으로 전공의 정원을 배정해준 사례가 있다"며 "이런 선례를 참고해 별도 정원 배정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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