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범 만장굴 자연유산해설사와 꼬마탐험대들이 만장굴 비공개구간 탐사에 나서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동굴 안이 너무 어두워서 무서웠지만, 처음 하는 경험이라 떨리고 신기했어요"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본부가 주최하고, (사)제주역사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한산 부종휴길 걷기 행사'가 7일 김녕초등학교~만장굴 구간에서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학생, 성인, 안전요원·스텝 등 38명이 동행했다. 여기에 부종휴 선생의 유족이 함께해 과거 아버지, 할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밟으며 특별함을 더했다. 또 강시영 (사)제주환경문화원장이 해설에 참여해 부 선생을 알렸다.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인 1946년 당시 김녕초 교사였던 고 부종휴(1926∼1980년) 선생님은 30여명의 제자와 '꼬마탐험대'를 만들었다. 그들은 제대로 된 조명이나 장비도 없이 횃불과 짚신에 의지해 수차례에 걸쳐 동굴을 탐험한 결과 오랜 세월 잠들어 있던 만장굴의 실체를 세상에 알렸다. 이후 만장굴은 김녕사굴과 함께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만장굴을 포함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꼬마탐험대들은 한호범 만장굴 자연유산해설사의 설명 아래 만장굴 비공개 구간 탐사에 나서며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었다. 탐방을 시작한 지 5분쯤 됐을까 "너무 깜깜해요" "무서워요"와 같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동굴을 울렸다. 처음 굴을 들어갈 때와 달리 동굴 탐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동굴 안은 빛 한줄기도 없이 어두웠다. 한호범 해설사가 밧줄 모양의 만장굴 바닥을 보며 꼬마탐험대들에게 화산으로 형성된 지질구조를 설명해주고 있다. 이상국기자 아이들은 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무서워했던 초반과는 달리 동굴 내부를 직접 빛으로 비춰보면서 신기하다는 소리와 함께 힘차게 탐험을 이어나갔다. 탐험을 마친 아이들은 굴 바깥으로 나와 환한 빛을 보자 "와 이제 살았다" "어두운데 있다가 환한데 나오니까 눈이 부시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행사에 참여한 김녕초등학교 5학년 문지해 학생은 "만장굴 안에 들어갔는데 춥고 어두워서 무서웠다"면서 "당시 꼬마탐험대의 기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제주대학교교육대학부설초등학교 6학년 강시현 학생은 "만장굴의 공개구간은 많이 가봤지만 비공개 구간은 처음 가봐서 너무 신기했다"면서 "과거 꼬마탐험대의 모습이 상상이 되는 체험이었고 다음에 이런 기회가 마련된다면 또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탐험에 앞서 김녕초등학교에서 열린 발대식에 참여한 제주도의회 강동우 교육의원은 "만장굴 탐험은 지금부터 70여 년 전에 이루어진 뜻깊은 역사 중 하나"라며 "부종휴 선생과 꼬마탐험대 탐방이 길이길이 지속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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