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1997년부터 진행돼 온 제주들불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오름 불놓기'가 내년부터 폐지된다. 다만 제주들불축제의 명칭을 브랜드 가치 차원에서 유지하되 새로운 콘텐츠로 축제의 대변환을 시도한다는 게 제주시의 복안이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제시한 권고안을 반영, 생태적 가치에 부합하고 시민 참여를 확대하는 새로운 방식의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생태·환경·도민참여의 가치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을 주문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 권고안을 받아들인 셈이다. 결국 환경과 안전이라는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축제의 핵심인 오름 불놓기가 사라지게 되면 더 이상 들불축제라고 명명할 수 없다. 제주들불축제는 2021년 문화관광축제로, 2022년엔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한 'K-컬쳐 관광이벤트 100선'에 선정되는 등 대한민국 문화관광 축제로 꼽혔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가 있어서 가능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10년 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에서 제주들불축제로 바꾸고 개최 시기도 3월로 변경하면서 축제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여론에 이어 오름 불놓기 마저 사라진다면 과연 이 축제에 참여할 관광객은 물론 도민들이 얼마나 될까. 20년 넘게 명성을 유지해 오던 축제도 시대변화에 따라 탈바꿈할 수 있다. 그러나 정월대보름을 맞아 목장에 불을 놓는 방애 풍습 등을 현대적으로 재현한다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면 차라리 아예 없애고, 새로운 축제를 기획해야 함이 옳을 듯싶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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