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점차 회복세에 들어가면서 해외로떠나는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장거리 항공 여행과 관련해 관심을 가지고 주의해야 할 질환 가운데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Economy Class Syndrome)'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좁은 이코노미석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이 화제가 돼 이러한 명칭이 붙었으며 의학적인 공식 명칭은 정맥혈전증(venous Thrombosis)입니다. 즉, 건강하게 순환돼야 할 혈액이 정체되면서 혈전이 형성되는 질병으로 주로 하지에서 발생합니다. 이때 정맥에서 발생한 혈전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게 되면 혈전증에서 끝나지만, 일부 혹은 전체가 떨어져 나가면서 색전증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떨어져 나간 혈전으로 인해 폐경색을 만들게 되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도 있지만 이후 다리의 경련, 통증 및 부종, 종아리의 압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폐색전증으로 진행됐을 경우 흉통, 호흡곤란 또는 심정지가 발생합니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첫째로 항공기 내 기압 감소로 인한 저산소증은 정맥혈전증의 원인이 됩니다. 해수면에서 정상 대기압은 760㎜Hg이며 이는 부분 산소압 159㎜Hg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건강한 사람의 산소 포화도는 95%입니다. 비행 고도에 있는 항공기 조종실의 압력은 일반적으로 570㎜Hg이고 부분 산소압은 125㎜Hg이므로 산소 포화도는 90~93%입니다. 항공기 내의 기압 감소와 상대적인 저산소증은 내피세포에서 섬유소 분해 활성을 감소시켜 혈액 점도가 상승해 혈전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항공기 내 건조한 공기와 유체 흡입량 감소는 탈수와 혈액농축을 유발해 심부정맥혈전증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습도를 조절하는 장치가 늘 가동되지만 장거리 고도 비행 시 기내의 상대습도는 점차 떨어지며 이러한 상대습도 감소는 탈수를 유발합니다. 셋째로는 비행 중 앉은 자세에서 움직임이 부족하면 하지의 혈류 정체가 발생해 혈전증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가석에 앉아서 여행하는 경우 자칫 옆자리 승객에게 눈치가 보여 자주 왔다 갔다 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특히 폐경기에 가까운 여성의 경우 이런 경우에 좀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혈전생성의 위험성이 여성호르몬의 상태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지정맥류가 있는데 치료를 미루고 있거나, 암 질환의 병력이 있었던 사람에게서도 혈전생성의 위험성은 매우 높아집니다. 종합적으로 40세 이상 과체중이면서 혈전생성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는 혈관 질환자, 임산부, 최근 수술을 받은 기왕력, 과거 혈전증의 기왕력, 암 질환·호르몬 변화 등을 겪고 있으신 분이라면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서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즐거운 해외여행,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이길수 수흉부외과 원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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