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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과속 단속 카메라 훔친 범인 10일 만에 검거
50대 택시기사 구속… 사라진 카메라 피의자 동생 밭서 발견
피의자 혐의 완강히 부인..범행 당일엔 시속 100㎞ 과속 운전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3. 10.23. 09:34:28

경찰이 피의자 동생 과수원에서 회수한 이동식 단속 카메라. 서귀포경찰서 제공

[한라일보]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이동식 단속카메라 도난 사건의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귀포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50대 택시기사 A씨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40분에서 13일 오전 9시 30분 사이 서귀포시 색달동 중산간도로 우남육교에서 무인부스 잠금잠치를 부수고 그 안에 있던 시가 2500만원 상당의 이동식 과속 단속카메라 1대와 보조배터리, 삼각대 등 총 2950만원 상당의 과속 단속 장비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과속단속 카메라는 지난 12일 오후 자치경찰단이 설치한 것으로,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도난 당했다. 제주에서 이동식 단속카메라가 도난 당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자치경찰은 이튿날 오전 장비를 살펴보러 갔다가 단속 카메라가 사라진 사실을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흰색 K5 택시가 범행 장소에서 22분간 머문 장면을 확인했다. 이어 경찰은 용의 차량과 도내에 등록된 흰색 K5 택시 122대를 대조해 A씨를 피의자로 특정한 뒤 지난 19일 서귀포시 모처에서 검거했다. 그러나 A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검찰에 신청한 체포영장이 기각되며 수사는 난관에 부딪혔다.

경찰 수사는 A씨 인척의 밭에서 사라진 이동식 단속카메라가 발견되며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A씨가 범행 추정 시각을 전후한 13일 오전 7시쯤부터 약 1시간 동안 여동생 소유의 과수원에 머문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 21일 그 일대를 수색해 도난 당한 단속카메라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동식 단속카메라는 비닐에 싸여진 채로 땅 속에 파묻혀 있었다. 경찰 수색에 동행했던 A씨는 이날 과속단속카메라가 발견되자 긴급체포됐으며, 이튿날 구속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왜 카메라가 여동생 과수원에 파묻혀 있는지 모르겠다"며 여전히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이동식 단속카메라가 사라진 당일 중산간도로를 시속 100㎞로 과속한 사실을 토대로 과속 단속에 불만을 품고 훔친 것은 아닌지 등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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