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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 매장서도 툭하면 '중단'… 왜?
제주도내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 "라벨 없다" 제도 이행 중지
보증금 대금 납부 문제로 특정 브랜드 모든 매장 라벨 못 받아
"같은 일 반복되며 혼란"… 일회용컵 보증금제 정착에 '걸림돌'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3. 11.02. 13:46:57

2일 제주시 삼도동에 있는 A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 붙어 있는 안내문. 이 매장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매장이지만 라벨이 없어 제도 참여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한라일보] '컵보증금 스티커가 소진되어 스티커가 입고되기 전까지 컵보증금을 중지합니다.'

2일 제주시 삼도동에 있는 A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는 이러한 안내가 붙어 있었다. 고객이 일회용컵에 음료를 포장할 경우 보증금 300원을 받고 컵을 반환하면 같은 금액을 돌려주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자원순환보증금제) 시행 매장이었지만 제도 참여는 일시 중지됐다. 동이 난 '라벨'(바코드가 찍혀 있는 스티커) 때문이었다.

이 매장 관계자는 "스티커(라벨)를 주문하려 해도 발급이 중단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번이 한 번이 아니다.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손님들에게도 혼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라벨 부착'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손님이 일회용컵을 사용할 경우 매장에선 보증금을 부과하고 라벨이 붙은 컵을 제공하고 있다. 보증금을 냈다는 일종의 표시이다. 라벨에는 바코드와 일련번호가 찍혀 있어 소비자가 일회용컵을 반납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A프랜차이즈 가맹점처럼 도내 일부 브랜드 커피전문점에서 '라벨 소진'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는 이들 매장의 일회용컵 보증금제 이행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12월이면 시범 운영 만 1년을 맞는 제도 정착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회용컵 보증금 부과·반환을 위해 사용되는 라벨이 일회용컵에 붙어 있는 모습.

|라벨 공급 중단 반복에도… 대책은?

문제는 라벨 주문과 보증금 대금 납부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등에 따르면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전국에 100개 이상 매장이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라벨 주문을 신청하면 본사인 가맹본부의 승인을 거쳐 최종 주문이 이뤄진다. 이후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는 주문량에 맞춰 라벨을 우선 지급하고, 미리 공급한 라벨의 보증금 만큼을 8주 이내에 대금으로 거둬들이는 구조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의 라벨 보급이 막히고 있다. 보증금 대금 납부 주체는 가맹본부로, 브랜드 본사가 정해진 기간 안에 대금을 내지 않으면 모든 가맹점이 라벨을 공급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도내 특정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라벨이 없어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중단하는 데에도 이러한 이유가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가맹본부의 적극적인 역할 이행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가맹점으로부터 보증금 대금이 다 들어오기 전까지 대금 납부를 미루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현재의 제도 운영 방식과 체계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제주사무소 관계자는 "매장만이 아니라 가맹본부 역시 보증금제 이행을 위한 제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증금 대금 납부는 본사 책임으로 주어져 있다"면서 "이를 이행해야 하지 않을 경우 독촉 공문을 보내고 있으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것도 제주도가 안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별개로 매장이 부착 등에 불편을 겪는 라벨 방식 외에 다른 대안도 검토 중"이라며 "현재 본사에서 TF(전담반)를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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