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0차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돌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풍광은 그 어느 때와 달리 색다르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양영태 작가 투구 닮은 한라돌쩌귀 꽃과 눈맞춤 돌오름 정상서 본 한라산 풍광 일품 서서히 컬러로 바뀌는 가을숲 실감 [한라일보] 이른 가을을 보고 싶어 숲으로 들어선다. 조릿대 빽빽한 숲에 단풍은 아직 다가서지 못했다. 하지만 숲이 한 해 동안 달고 있던 잎을 조용히 떨구어 내 쌓인 길은 사각거리는 조릿대 사이에서 가을의 시작을 알려준다. 가을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어도 숲은 노란색을 띠기 시작하고, 간간이 성질 급한 단풍나무는 빨간 잎을 달고 있다. 가을이 오면 하늘을 자주 보는 것은 하늘 높은 계절이 가을이라는 무의식이 작동함이리라. 시야가 트인 숲에서 구름이 그려진 높은 하늘을 보면 그 말은 사실로 다가온다. 뭉툭한 붓에 물감을 가득 적셔 쓱 그린 듯한 하얀 구름은 평화롭다. 길을 걷는 내내 얼굴을 지나가는 아슬한 바람이 마음의 여유를 준다. 털별꽃아재비 한라돌쩌귀 등갈색미로버섯 화살나무 1100로에서 내린 참가자들은 넓은 공터를 찾아 몸을 풀고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한다. 누리장나무 열매가 빨갛게 익어 가는 입구에는 한라산둘레길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이방인을 반긴다. 보림농장으로 향하는 길가에는 붉게 익은 가막살나무의 열매가 보이고, 물이 고여 있는 실개천의 웅덩이에는 낙엽이 가득하다. 그 속을 건너편 나무들이 훔쳐보고 있다. 보림농장을 지나 넓게 이어지던 천아숲길은 천연림 안의 좁은 숲길로 풍경을 바꾼다. 마른 내와 돌길을 지나면 삼나무 숲길을 만난다. 풍경이 바뀌니 가을꽃의 상징 한라돌쩌귀가 조릿대 안에서 투구를 닮은 보랏빛 꽃을 내민다. 민박쥐나물 천남성 한라꽃향유 마른진흙버섯 털들깨 미역취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돌오름 정상에서 잠시 한라산 풍광을 마주하고 등산로를 따라 능선을 넘어 다시 숲길로 들어선다. 숲길은 색달천변을 따라 서귀포쓰레기처리장 인근까지 이어진다. 투어를 마무리하는 길가에는 아직도 피어있는 노란 금불초가 반갑다.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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