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경관 감상하는 '수중관광'도 생태관광 변모 수중생태관광객 자연 보전·지역경제 발전에도 영향 정착 다이버 증가… 수중계 대표 정책적 요구 수렴을 [한라일보] "한번 사로잡히면 놓여나지 못하는 / 우리 고향 바다의 애증은 / 차라리 죽을 때까지 지니고 갈 / 불치병인지도 모릅니다." 제주 출신 시인 김순이의 시집 '제주 야행'에 실린 시 '바다 병(病)'의 일부이다. 지은이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시집에 가득 담았다. 제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향이 아니더라도 일종의 사랑 병에 걸린다. 제주는 살기 좋고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산다. 나쁜 소문이 돌아도 개의치 않는다. 일종의 '팬덤'이 형성돼 있는 것이다. 우리 가족의 제주 사랑도 병적이다. 모두 바다를 좋아하고 자맥질도 할 줄 안다. 다들 한 해에 서너 차례는 출입하고, 나는 매년 열 차례 정도는 오는 것 같다. 맹목적인 이 제주도 바라보기는 우리만이 아니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책가들은 이들이 제주도를 바라보는 시각을 알아둘 필요도 있다. 자주 만나는 '실버 다이버' 모임 회원들은 적어도 35년 이상 제주도를 줄곧 방문했다. 이런 사람들끼리는 서로 잘 어울리고, 마치 제주 사람처럼 생각하곤 한다. 모임 내에서 자기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 제주도를 찾는다. 연내 재방문은 물론이고 보통 십여 차례의 방문도 마다하지 않는다. 관광지에 대한 충성도 아주 높다. 이들은 제주도 자연의 소실과 파괴를 가장 가슴 아파한다. 오랫동안 봐 왔기 때문에 이들의 기억을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수중관광객 중에 가장 열정적인 사람들이 수중사진작가들이다. 이들은 바다의 변화에 대해서도 민감하다. 이상훈 제공 생태관광에서는 자기 경비를 들여 자연보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 사진은 일반 다이버들이 모임을 구성해 제주 물고기를 찾아 기록하는 장면이다. 제주 생태관광 '물고기 반' 제공 다른 하나는 '수중관광' 그룹이다. 스쿠버다이빙과 요즈음 한참 주가를 올리는 '프리다이빙(free diving)'처럼 물속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과 수서생물을 보거나 경관을 보는 것을 즐기는 일종의 레저스포츠 그룹을 말한다. 수중에서 활동하면서 바다가 잘 보호되길 기대하며 비용을 지출하므로 이들도 생태관광의 일원으로 보아야 한다. 대부분 광적으로 자신의 스포츠에 집착한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제주가 최고의 적지로 생각한다. 특히 스쿠버다이버들은 서귀포 문섬 일대를 '성지'라고 할 만큼 중시한다. 일종의 '마음의 고향'이다. 그러니 이들에겐 누가 뭐래도 제주도가 관광의 중심지이다. 코로나19 이후가 걱정이라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올 초에 관련 글을 신문에 실었다. 내용 일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제주수중레저협회'가 취합한 자료를 보면 2020년에는 약 19만6000명이, 2021년에는 12만6000명의 다이버가 제주도를 방문했다"고 하였다. 글에서는 항공료를 제외하고 한 사람당 2박3일 기준으로 약 54만원을 쓰는 것으로 다소 보수적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더 많이 지출하고, 더 많이 머문다는 주장이 있다. 다른 관광 분야와는 다르게 소비 금액 전체가 지역사회 사업자의 수입으로 잡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었다. 경제에 미치는 개인의 영향만으로 볼 때 관광 분야 중 최대가 아닌가? 그동안 수중계는 생태관광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일찌감치 그쪽으로 전향했었다. 1990년대 어업종사자들과 마찰이 많아지면서 사진찍기와 수중생태계와 경관 감상으로 진로를 바꾸어 왔다. 생태관광은 자연에 영향을 미치는 대중관광의 대안으로 생긴 관광으로 대중관광과 가장 큰 차이는 방문하는 지역의 자연과 문화의 보전을 우선시하는 것이며, 지역 경제발전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즉, 수익에서 지역의 비중이 가장 높아야 한다고 믿는다. 서귀포 천지연 폭포 입구 상가에 있는 다이빙숍과 프리다이빙숍. 제종길 제종길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수석위원·제주바다포럼 고문 지난 11월 첫 주 주말의 서귀포항은 예전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다이버를 실어 나르는 선박도 20여 척이 보였고, '제수 수중사진챔피언십'과 '프리다이빙 대회' 현수막도 있었다. 천지연 폭포 입구 상가에 다이빙숍도 늘었다. 사람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적어도 150개가 넘는 다이빙숍(프리다이빙숍 포함)이 있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단위 섬에서 이렇게 많은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 것이다. 늘어나는 것은 가게의 수만이 아니고, 제주도에 정착하는 다이버들의 수도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르긴 해도 이들도 '바다 병'에 걸려 있는 것이다. 제종길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수석위원·제주바다포럼 고문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