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업무를 보다 보면 대부분은 아무일 없이 지나가지만, 생각지 못하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듣는 경우도 있다. 당시 신규 공무원이었던 나는 그런 일을 겪고 나면 하루종일 그 말들이 떠오르고, 머리로는 '그래도 친절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몇 차례 겪고나니 문득 '내가 먼저 두 배, 세 배 더욱 친절하게 말하면 달라질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후로는 문의사항에 대한 친절한 답변은 물론이고, 또 궁금하신 것이 없는지 먼저 묻고 어려운 내용을 안내드려야 할 경우에는 민원대 앞으로 나가 눈높이에 맞추어 자세히 안내를 해드리곤 했다. 그러고 나니 "친절하게 응대해줘서 고맙다"며 먼저 감사인사를 해주시는 민원인도 계시고, 나중에는 내 이름을 기억하시고 찾아주시는 분도 계셨다. 오늘은 누군가가 먼저 친절하기를 바라기보다 내가 먼저, 우리가 먼저 친절한 한마디를 건네보는 것이 어떨까. 삶에 지쳐 마음에 여유가 없고 하루를 어찌저찌 버텨가는 누군가에게, 내가 건넨 그 친절한 한마디가 행복의 새싹을 틔우는 영양분이 될 것이고 이 새싹을 시작으로 친절한 한마디가 널리널리 퍼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친절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박소현 서귀포시 마을활력과>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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