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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 감기약으로 필로폰 제조·판매 일당 구속
일반의약품서 마약 성분 추출… 필로폰 20g 만들어
수시로 약국 드나들며 마약 제조 때 필요한 약 구입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3. 11.29. 11:39:13

경찰이 A씨 옥탑방에서 압수한 물품들. 제주경찰청 제공

[한라일보] 약국에서 판매하는 감기약 등 일반의약품에서 마약 성분을 추출해 필로폰을 제조하고 투약·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필로폰을 제조해 유통한 A(56)씨와 B(51)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기고, 필로폰을 투약한 C(52)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경기도에 있는 한 건물 옥탑방에서 10여 회에 걸쳐 필로폰 20g을 제조한 뒤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감기약 등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일부에 필로폰 원료 성분 있는 사실을 알고 직접 필로폰을 제조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해외 사이트를 통해 필로폰 제조 과정을 익혔으며, 수시로 약국을 드나들며 필로폰 제조에 필요한 의약품을 구입했다. 식약처는 마약 성분 계열의 일반의약품에 대해선 최대 4일치만 판매하도록 약국에 권고하고 있지만, 권고 사항이어서 법적 강제성은 없다

B씨는 A씨에게 90만원을 주고 필로폰 3g을 구매해 C씨와 함께 투약하거나 제조 과정에 가담한 혐를 받는다.

필로폰 제조 현장에서 일반 의약품 등을 압수하는 경찰. 제주경찰청 제공

이번 사건은 제주에 거주하는 C씨가 지난 5월 12일 "필로폰을 끊고 싶다"며 경찰에 자수하면서 드러났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5월 제주국제공항에서 B씨를 검거한 데 이어, 석달 뒤 필로폰 제조 현장인 경기지역 옥탑방에서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냉동실에 보관 중이던 필로폰 2.1g과 주사기 20개, 감기약 등 일반 의약품 2460정, 전자저울, 마스크 방독면 등을 압수했다.

A씨는 필로폰 제조 과정에서 심한 암모니아 냄새가 발생하자 야간에만 필로폰을 제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필로폰 1회 투약분은 0.03g이지만, 이들이 제조한 필로폰은 성분이 크게 떨어져 한번에 2~3배 분량을 투약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정철운 제주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은 "이들의 필로폰 제조 기술은 아직 초보단계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고도화되며 대량의 필로폰을 유통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며 "필로폰 판매처나 공범 여부 등을 추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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