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귀포글로컬페스타 K팝 콘서트장에 입장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티켓 배부처에 줄을 서 있다. 한라일보 DB [한라일보]서귀포시가 두 번째 서귀포글로컬페스타(SGF)를 치르겠다며 올린 예산 10억 원이 결국 전액 삭감됐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6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상임위원회의 예비 심사에서 SGF 예산이 감액된 터여서 예견된 결말이었다. 한국관광공사의 K팝 지원 국비 2억 원을 포함 12억 원을 쏟아붓고 끝난 SGF가 남긴 과제를 모색해 본다. |타당성 논란에 재정 여건 반영 예산 잘려 개막 전부터 SGF를 따라다닌 질문은 사업의 타당성 여부였다. 시민들의 폭넓은 문화 향유, 침체된 지역 관광 활성화를 제시했으나 여느 행사와 다를 바 없는 목표는 오히려 "왜 K팝 콘서트여야 하는가"를 되묻게 했다. 콘서트 당일 미숙한 운영으로 여론이 더 나빠졌지만 올해를 무난히 넘겼더라도 'K팝 스타가 무대에 오르면 그간의 우려가 일시에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SGF를 계속 끌고 가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1~2년 프레 행사 등 준비 기간 없이 곧바로 10억 원을 투입했던 서귀포시가 당초 2024년 예산안에 20억 원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예산 대비 효과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더욱이 논란 속에 첫 행사를 개최하면서 외부 평가 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 SGF 재추진 예산은 잘린 반면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 서귀포칠십리축제, 서귀포 웰니스관광페스타, 하영올레 걷기 축제 등은 증액 조정됐다. 도의회 심사 과정에서 서귀포시가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시장의 역점 사업인 SGF를 추진하기 위해 주요 행사들을 감액 편성했다며 지목한 것들이다. 지난 10월 28일 제주월드컵경기장 특설 무대에서 열린 '2023 서귀포글로컬페스타 K팝 콘서트'. 한라일보 DB SGF가 끝난 뒤 서귀포시에선 "성공적"이라는 자평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세간의 정서를 외면하고 또다시 K팝 콘서트를 밀어붙이다 역풍을 맞았다. 서귀포시에서 서귀포글로컬문화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행사 기본 계획을 수립한 시기는 지난 3월이다. 서귀포시가 105개 마을의 노지문화를 토대로 세계적 생태문화도시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인정돼 전국 24곳의 문화도시 중에 대표 격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올해의 문화도시'로 선정된 직후였다. 서귀포 마을의 글로컬 자산이 주목받았지만 정작 서귀포시는 'S(서귀포)콘텐츠'를 놔두고 K팝으로 눈길을 돌렸다. SGF가 내건 지역 관광 활력 동력은 마을 여행, 문화다양성 등으로 이미 문화도시의 사업 곳곳에 녹아 있다. 서귀포시가 지역문화 종사자들의 활동을 과소평가한 것은 아닐까. 글로컬한 페스타를 꿈꾼다면 5년 차에 접어드는 '문화도시 서귀포'의 성과를 들여다보며 키우고 지원해야 할 사업을 찾을 때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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