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올해는 김장하지 말고 사서 먹으려고요." 50대 주부 A씨는 30여 년간 매년 연말쯤 되면 연례행사처럼 해왔던 김장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배추가격이 싸다는 소식에 잠시 고민을 했지만, 김장이 배추만 필요한 건 아니다 보니 소금, 고춧가루 등 부재료를 사야 하는 점과 양념 과정이 번거롭고 체력적으로도 힘들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사서 먹는 게 이득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조금 힘이 들더라도 아이들이 원한다면 담가볼까 했는데, 아이들도 (담근 김치를) 가져가도 놔둘 곳도 없고, 사서 먹는 게 편하다고 했다"면서 "아이들 말로는 시중에 파는 김치가 맛도 좋고 가격도 괜찮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 친구들한테도 물어보니 누가 요즘 우리 나이에 힘들게 김장을 담그냐고 말했다"며 "이제는 다들 사 먹는 추세다"라고 전했다. 본격적인 김장철에 접어들면서, 정부가 김장재료 공급을 확대하고 대형유통업체의 김장재료 할인행사 등으로 올해 김장비용은 예년에 비해 낮게 형성됐다. 하지만 김장과정의 번거로움,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시중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도민들이 많아짐에 따라 김치를 담그는 가구보다 사서 먹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소비자 김장 의향 및 주요 채소류 공급 전망'에 따르면 올해 김치를 담그는 비율은 63.3%로 지난해 65.0%에 비해 1.7%p 감소했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1인 가구는 9만2172가구로 지난해 대비 3489가구가 늘어나며 3.9% 증가했다. 자취를 시작한지 1년이 막 됐다는 30대 B씨는 "작년까지는 본가에서 온 식구가 모여 김치를 담그고는 했었는데 부모님도 점점 힘드시기도 하고 다같이 모이는 것도 시간 맞추기 힘들어서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김장을 해서 가져오는 것보다 파김치, 깍두기 등 먹고 싶은 종류로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사 먹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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