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포 해안에서 참가자들이 주최 측이 띄운 드론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진선희기자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가 여행 플랫폼인 이더라운드와 손을 잡고 기획한 이번 행사는 산책하듯 여행하며 대포마을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유료로 20명을 모집해 대포마을회관, 귤밭 길, 대포포구, 옛 전경초소, 도리빨(도릿발), 대포연대를 거쳐 다시 마을회관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이어갔다. 총 3.4㎞ 길이의 구간을 걷는 데 3시간이 더 걸렸다. 속도를 내기보다는 야트막한 담장의 마을 안길에서 해안까지 찬찬히 이동하며 그곳이 품은 사연에 관심을 갖도록 짜여졌기 때문이다. 5~6명씩 팀을 이룬 여행자들은 출발 전 하나씩 받은 재활용 가능한 필름카메라(필카)를 들고 눈길이 닿는 풍경마다 걸음을 멈춘 채 그 순간을 담았다. 걷는 동안엔 아날로그 감성에 어울리는 1980년대 가요가 휴대전화 플레이리스트로 제공됐다. 누군가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을 켜자 여기저기서 흥얼거리며 따라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유휴 시설에서 문화 공간으로 변신한 옛 전경초소에서는 '2023 기후예술 프로젝트'로 양숙현 작가의 미디어아트 전시가 펼쳐졌다. 스노클링 명소가 된 도리빨에서는 마을 삼춘들이 들려주는 말을 들으며 대포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뿔소라 구이를 맛봤다. 참가자들이 노오란 감귤밭과 검은 돌담이 어울린 마을 안길을 걷고 있다. 옛 전경초소 부근에서 필름카메라로 추억을 남기고 있는 참가자들. 유휴 시설에서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옛 전경초소에서 미디어아트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는 내년부터 대포마을을 시작으로 노지문화 여행 상품을 본격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구 감소 추세 속에 생태문화 기반의 마을 고유 스토리를 통해 방문자를 유입하고 체류 기회를 늘리려는 취지다. 대포마을은 2021년 문화도시 거점 마을로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와 협약을 체결해 노지문화 전시회 등을 이어 왔다. 같은 해 거점 마을로 선정된 성읍민속마을에서도 노지문화 여행을 추진하고 있다.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 측은 노지문화 여행을 차츰 주민 주도로 확대하며 마을에서 수익을 내도록 이끌고 싶다고 했다. 대포연대에서 마을회관으로 가는 길에 오솔길을 걷고 있다. 대포마을회관 팽나무 앞에서 임영찬 마을회장이 마을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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