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3차 행사는 영실 주차장에서 시작해 고지천 등을 거쳐 무오법정사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간밤에 내린 눈으로 인해 긴급히 코스를 변경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눈 내린 숲길을 걸으며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색다른 풍경을 누렸다. 양영태 작가 단풍과 눈이 어우러진 숲길 진풍경 겨울 문턱서 만난 갖가지 열매 즐비 용암이 빚어낸 다양한 지형도 볼만 [한라일보] 전날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으로 한라산에 대설경보가 내렸다. 예전보다 빠른 눈은 제주도를 가을과 겨울의 중간쯤에 내려놓았다. 에코투어 13차는 영실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도순천과 하원수로길을 거쳐 고지천과 궁산천을 지나 무오법정사까지 이어지는 길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1100도로에 눈이 쌓이며 대형버스 통행도 금지되어 영실까지 갈 수 없게 되고, 부득이 코스를 변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코스를 변경하여 도착한 사려니숲길 입구에는 간밤에 내린 눈이 길가에 모여 있다. 하지만 날씨는 맑다. 농장길을 지나 공터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추운 날씨에 대비해 더욱 정성껏 몸을 푼다. 주의 사항을 듣고 길잡이를 따라 잣성길을 걷기 시작했다. 잣성길은 사려니숲길 남쪽을 따라 이어진다. 숲 위로는 화창한 하늘이 보이고 외롭게 누워있는 무덤 안에는 눈이 가득하다. 한겨울에도 푸르른 천연림 안에도 흰 눈이 내려앉아 사각거린다. 아직 마르지 않은 낙엽과 떨어진 가지를 덮은 눈은 밟으면 뽀드득거리지 않고 사각댄다. 맑은 물이 고여 있는 하천 웅덩이에는 작은 하늘이 그려져 있다. 겨울딸기 산물머위 송곳니기계충버섯 돌을 쌓아 만든 4·3주둔소를 잠시 둘러보고 다시 숲길로 접어든다. 단풍과 눈이 어우러진 숲길은 작은 하천을 지나고 조릿대밭을 지나 이어진다. 예전에 화전민이 살았다는 세거리 내창을 지나면 마흐니둘레길 안내판을 만나고, 둘레길을 따라 가면 마흐니오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남오미자 실고사리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마흐니둘레길에는 마흐니궤, 정부인묘, 수직동굴, 용암대지, 쇠물통, 장구못, 조금끈경계, 올리튼물 등 독특한 이름을 가진 지경들을 만날 수 있다. 마흐니오름 아래, 의귀천 상류에 있는 마흐니궤 입구에서 잠시 휴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다시 숲길로 들어선다. 길옆 깊이를 알 수 없는 수직 용암동굴을 지나면 용암대지를 만나고, 다시 이어지는 삼나무 숲길을 지나면 수망리 풍력단지에 닿는다. 풍력단지를 비껴서 들어선 숲 안 눈 덮인 길에는 분홍색 꽃을 무겁게 달고 있는 한라꽃향유가 반긴다. 숲을 나서면 목장길을 지나 의귀마로길로 접어든다. 마로길과 임도를 지나면 길은 마흐니오름 입구인 남조로까지 이어진다.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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