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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반려동물 동물 유기 '여전'.. 보호시설 수용 '한계'
제주, 매년 4000마리 이상 유기 동물 발생
동물보호소 수용 한계로 70~80%는 안락사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4. 01.02. 16:22:22

강 씨가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들. 독자 제공

[한라일보] 애완동물이라는 말이 낯설게 들릴만큼 동물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도내에서 버려지는 동물들이 발생하고 있어 새로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4년 새해 첫날 오전. 60대 도민 강 모씨는 택배 작업을 하기 위해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에 위치한 과수원에 갔다가 이곳에 유기된 강아지 8마리를 발견했다. 당시 강아지들은 종이 상자 안에 있었으며, 태어난지 40여 일 돼 보이는 새끼들이었다. 강 씨는 추운 날씨에 밖에 있는 강아지들이 걱정돼 곧바로 동물보호단체에 연락하려 했지만 이내 곧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요즘 유기동물들이 많아 보호소로 가면 결국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강 씨는 고민 끝에 강아지들을 입양시키기로 했다.

그는 "동네 주민들에게 사연을 알리고,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해당 글을 게재한 끝에 강아지 4마리 입양이 결정됐다"면서 "한 마리는 내가 데려가기로 해서 3마리가 남았는데, 하루빨리 좋은 분들한테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3년 전에도 유기견이 우리집 마당에 새끼 8마리를 낳고 가서 전부를 입양을 보낸 적이 있다"며 "강아지 8마리와 내가 무슨 인연이 있는 건지, 새해부터 강아지 입양을 할 줄은 몰랐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2일 도내 한 유기동물 보호단체에 따르면 해마다 제주에서는 4000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다. 도내 동물보호시설은 이미 수용 한계에 봉착해 결국 70~80%의 동물들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 단체 관계자는 "상당수의 도민들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어 제주 입양률은 10%에 불과하다"면서 "지자체는 도외 입양을 추진하고 있지만, 도외도 이미 포화상태로 그들만의 입양으로도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도외 입양 등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입양 홍보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마당개 중성화 사업과 같은 개체 수를 줄이는 방안도 지속 발굴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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