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동쪽에서 복이 떠올랐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마음의 의미로 동복(東福)의 뜻을 통하여 희망찬 마을을 찾았다. 동복리 마을공동체가 보유한 복은 그냥 굴러온 복이 아니라 주민들의 치열한 노력과 현명한 판단, 그리고 한번 결정하면 박력 있게 추진하는 실천력이 만들어낸 성과물이다. 조상 대대로 차곡차곡 그렇게 쌓인 복은 매일 동쪽에서 뜨는 태양처럼 새로운 각오로 지켜나가고 있으니 마을 이름이 주는 메시지가 참으로 강렬하다. 위기가 닥쳐도 그것을 기회로 만들어내는 이 마을의 설촌은 속칭 하망동산에 봉화대를 설치했으니, 이로 미루어 추측하면 인가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약 오백년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옛 지명은 곰막, 곤막, 골막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부르다가 약 90년 전에 한자 표기가 필요하여 동복이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리사무소에 들어서면 여타 마을과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벽에 사진과 함께 펼쳐진 마을현황판을 보노라면 거대한 기업의 비전과 전략을 마주하는 기분이 든다. 펼쳐진 사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마을 단위에서 이토록 큰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과연 전국적으로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제주환경순환센터, 제주자연체험테마파크(약 30만평) 동복리 풍력발전사업, 제주에너지공사 풍력사업, 동복리 공동주택사업, 동복리청년주유소사업, 동복리 저온저장고사업 등 참으로 폭넓게 추진되고 있다. 마을이 보유한 자연과 문화자원도 의미가 크다. 소여도, 관광체험어장, 환해장성, 엉굴, 봉향당굿, 해신제에 스포츠 시설로 축구장과 야구장을 보유하고 있는 부촌이다. 김병수 이장에게 동복리가 보유한 가장 큰 자부심을 물었다. 젊은 패기가 넘치는 한 마디 "풍부한 일자리 여건입니다." 오랜 기간 마을공동체를 이끌어온 분들과 마을 주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하여 방향을 잡은 것이 '일자리 창출'을 판단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각종 개발사업에 열정을 쏟은 결과가 차츰차츰 누적되어 오늘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상과 현실이 다툴 겨를이 없는 마을. 일자리가 이상이며 현실이기 때문에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이 계속 함께 살아가며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마을 안에 일터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가 모여 지금의 동복리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인구 감소에 시달리는 농어촌 현실에서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외부에 나가 있다가도 돌아와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삼대가 함께 살아가던 농경사회의 모습을 21세기에도 그대로 구현 할 수 있다는 현명함이다. 이보다 더 확고한 산업적 휴머니즘이 어디 있으랴. 김병수 이장이 밝히는 희망찬 비전 중에 관광체험어장을 놀라운 감각으로 관광자원화 하는 프로젝트가 감동적이다. 마을공동체의 다른 수입원들도 있지만 입체적인 판단 결과 체험어장을 마을수익사업으로 발전시키면 1년에 6억 정도 마을공동체 수익은 발생되리라는 확신이었다. 오랜 기간 사전조사와 다양한 경로로 자문을 받으며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어떤 공동체든 경험이 자산이다. 굵직한 사업들과 부닥치며 해결의 과정을 거치면서 마을공동체가 터득한 판단의 노하우들이 패기 있게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자신감이 된 것이리라. 중요한 것은 행정의 역할이다. 모방과 답습을 요구하는 무사안일주의를 가지고서는 동복리가 추구하는 포부는 도울 수 없다. 행정이라고 하는 틀 속에 가둬두려는 낡은 생각이 설자리가 없어야 동복리의 福은 그 파이를 키워나가기 때문에 보다 혁신적인 마인드로 마을사업의 전국적 성공사례를 창조해야 한다. <시각예술가> 세월의 그림자 희망 오르막에 <수채화 79cm×35cm> 제주섬 겨울바다 진면목 <수채화 79cm×35cm>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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