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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폭설에 꽁꽁 묶인 제주섬 점차 정상화
산간 제외 대설특보 해제 사흘간 최대 53.5㎝ 눈폭탄
항공기·여객선 운항 재개 제주공항 하루종일 북새통
사흘간 안전사고 신고 52건 낙상으로 29명 병원 이송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4. 01.24. 18:01:07

24일 매섭게 몰아친 강한 바람과 폭설이 한풀 꺽이며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한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가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제주지역에 사흘간 몰아친 눈보라가 잦아들며 마비된 하늘길과 바닷길이 점차 제모습을 되찾고 있지만 도내 전역에서 눈길 사고가 속출해 수많은 도민들이 병원 신세를 졌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4일 오전 10시30분을 기해 제주 해안가에 내려진 대설주의보를 해제하고, 제주산간에 발령된 대설경보를 주의보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폭설로 산간에는 최대 50㎝가 넘는 눈이 내려 쌓였다.

지난 21일부터 24일 오후 4시까지 산간 주요 지점별 신적설량은 사제비 53.5㎝, 어리목 44.6㎝, 삼각봉 26.9㎝ 등이다. 해안가의 경우 제주 0.4㎝, 성산 3.2㎝, 외도 0.5㎝, 중문 1.2㎝, 한림 1.7㎝ 등의 적설량을 보였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유입된 눈구름대 세력이 약화되면서 낮 12시를 기해 제주 해안가에는 눈이 비로 바뀌거나 눈이 약하게 내렸다"며 "25일부터 해안가에선 눈·비가 그치겠지만 산간에는 26일 오전까지 눈이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눈발이 잦아들며 주요 도로는 빠르게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워낙 많은 눈이 내린 탓에 제설이 더딘 1100도로 어승생삼거리-구탐라대사거리 구간에선 여전히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고, 5·16도로에선 월동장구를 갖춘 대형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막혔던 하늘길과 바닷길도 열렸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1분쯤 김포공항발 아시아나항공 OZ8901편이 제주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항공기 운항이 재개됐다.

이날 예정된 제주공항 기점 498편(국내선 456편·국제선 42편) 중 오후 5시 기준으로 288편(국내선 268편·국제선 20편)이 정상적으로 운항했다.

다만 광주와 군산 등 다른 지역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사전 비운항을 포함해 국내선 39편(출발 19편·도착 20편)과 국제선 3편(출발) 등 항공편 42편이 결항했다.

제주공항 대합실은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는 승객들로 이른 새벽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제주기점 항공편 444편이 결항해 2만명의 발이 묶였었다. 바닷길도 점차 제모습을 찾아 제주를 잇는 8개 항로 중 5개 항로에서 여객선 운항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번 폭설로 제주 전역에서 각종 안전 사고가 속출하는 등 생채기가 남았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4일 오후 3시까지 소방당국이 접수한 안전사고 신고는 52건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눈길이 미끄러져 다치는 낙상사고였다. 24일 오전 1시38분쯤 제주시 아라동에서 행인이 눈길에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사흘 새 29명이 낙상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또 차량이 고립되거나 사고를 당하는 등 10여건의 고립·교통 사고가 발생했으며 가로등이 쓰러지거나 건물 외벽이 떨어지는 등 강풍 피해도 잇따랐다.

기상청은 "이면도로나 골목길, 경사진 도로의 경우 여전히 빙판길이거나 살얼음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는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상민·박소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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