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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장 국립제주박물관 '보물창고' 수장고 첫 공개
노후화·포화에 지난해까지 2년에 걸쳐 대대적 개선 공사
자동화된 모빌렉 격납장 조성 등 첨단방식 도입 "격납 면적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24. 01.29. 17:49:20

새 단장을 마친 국립제주박물관의 수장고가 박물관 개관 이후 29일 처음 언론에 공개됐다. 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수장고(1,2,3)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3중 보완장치가 설치된 수장고의 첫 번째 외문을 열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새 단장을 마친 국립제주박물관의 수장고가 박물관 개관(2001년) 이후 처음 언론에 공개됐다. 지난해까지 2년에 걸친 대대적인 개선 공사를 통해 기존 면적 대비 약 227%(802.03㎥)의 격납 면적이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지역 출토품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보관·관리할 수 있게 됐다.

국립제주박물관은 29일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언론간담회에서 지난해 말 개선 공사를 마무리한 수장고도 공개했다.

수장고 개선 공사는 노후화 및 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뤄졌다. 박물관은 최근 2년 동안 약 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개선 공사를 통해 수장고 내 격납장을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고, 이동이 자동화된 모빌렉 격납장으로 교체하는 등 첨단방식을 도입한 안전한 소장품 보관 공간을 조성했다.

이로써 박물관은 향후 10~20년은 수장고의 공간 부족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새 단장을 마친 국립제주박물관의 수장고가 박물관 개관 이후 29일 처음 언론에 공개됐다. 이상국기자



박물관의 수장고는 소장품의 중요성·가치만큼 엄격하게 통제·관리되고 있다. 최근 일반에 공개하는 '보이는 수장고'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지만 수장고를 공개하는 일은 드문 일로 여겨진다.

그런데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지역의 유물 5만3900여 점이 보관돼 있는 수장고를 왜 공개하게 된 걸까.

국립제주박물관 박진우 관장은 이날 수장고를 공개하게 된 이유를 물은 질문에 "저도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다. 수장고 자체가 워낙 통제되는 구역이다. 저도 직원 동행 하에 들어가야 되고 기록을 남기고 있다"며 운을 뗐다.

그리고 수장고 공개 이유에 대해 "단순히 흔히 보물창고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라 박물관이라는 곳에서 소장품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 번은 보여드리고 안심시켜드리기 위함"이라는 측면과 "리모델링한 사례로 중요한 선례가 되기 때문"임을 밝혔다.

29일 열린 국립제주박물관의 주요 업무 추진계획 언론 간담회. 이상국기자



박물관은 올해 선진적 격납시스템을 도입해 개선된 수장고에 걸맞게 소장품 관리체계를 내실화해나갈 계획이다.

크게 무기물과 유기물의 소장품을 재질별 보관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격납 방식을 개선한다.

특히 온습도 등 환경에 민감한 서화와 직물류 보관의 최적화를 위해 맞춤형 중성 보관상자를 제작해 안전한 격납에 나선다.

국립제주박물관 이윤섭 학예연구사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직물류 보관의 최적화를 위해 맞춤형 중성 보관상자에 유기물을 보관하고 있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박진우 관장은 "이번 수장고 환경개선 사례가 제주지역 공사립박물관 수장고 리모델링의 선구적 사례가 되어 도내 박물관·미술관 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 관장은 올해 핵심 사업으로 ‘문화취약계층과 전 세대가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 강화’, ‘지역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전 개최: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 순회전’, ‘선진화된 소장품 관리와 서비스’를 중점 추진한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특히 올해 문화취약계층의 전시정보 이해를 돕기 위해 하반기 상설전시실 내 전시패널을 쉬운 글쓰기 내용으로 바꾸어 가독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 평소 박물관을 직접 찾기 어려운 계층을 위한 누리집 및 소셜미디어의 콘텐츠 영상도 강화하고, 문화취약계층 및 문화소외지역 교육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한다.

더불어 대국민 소장품 정보 서비스 강화를 위해 활용도가 높은 소장품 1000건을 고화질로 촬영해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지난해부터 시작한 고으니모르홀 공간의 전시 공간 지원 사업을 올해도 지속해 지역 문화·예술인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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