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내원객들이 다른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강희만 기자 [한라일보] "수술한 지 하루 만에 며칠 안으로 퇴원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니 불안하죠. 다 나아서 퇴원하는 것도 아니고 병원 사정 때문인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제주를 비롯한 전국 대형병원 전공의의 사직서 제출이 잇따르면서 환자들 사이에선 각종 진료나 수술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본관 1층 접수처는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와 보호자로 붐볐다. 진료는 평소와 다름없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일부 입원 환자들은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퇴원을 권유받는 상황이었다. 어제(19일) 감염으로 인한 다리 수술을 받았다는 50대 도민 A씨는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다 낫지도 않은 다리를 이끌고 퇴원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A씨는 "저번에 수술받았던 것이 재발해 어제 또 수술을 받았는데, 오늘 주치의가 찾아와서 인력 부족으로 내과와 협업이 안 돼 며칠 내로 퇴원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면서 "단순 골절도 아니고 감염으로 수술을 받은 거라 지속적인 입원 치료가 필요한데 완치도 안 된 상황에서 퇴원을 하라니 기분이 너무 찝찝하다"고 말했다. 의료 공백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A씨와 보호자. 80대 도민 B씨는 "나이가 들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종합병원을 찾고 있는데, 최근 언론에서 의사 파업이다 뭐다 하는 소리에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병원에 왔다"면서 "아직까지 진료가 미뤄지는 등 차질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응급상황에 진료를 못 받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심장 질환으로 정기 검진을 받는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을 찾은 30대 C씨는 "다른 곳도 아니고 심장질환이라 평소에도 늘 비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 공백이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며 "환자 목숨을 책임지는 의사가 이런 집단행동을 하면 어떡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제주대학병원에서 수련하는 전공의 95명 중 73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한라병원에서는 수련을 하는 전공의 35명 가운데 20명이 전날부터 이틀째 출근을 하지 않았으며, 서귀포의료원, 한마음병원, 중앙병원, 한국병원에 파견된 전공의 등 도내 6개 수련병원에 배치된 전공의 141명 가운데 103명이 집단 휴진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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