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10여 년 넘게 논의만 반복되던 '제주 환경보전분담금'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관광객에게 제주환경 보호를 위한 비용 일부를 부과하기 위해 추진 중인 이 정책은 최근 재공론화됐지만 관광업계 등의 반발과 관광객 감소 추세에 따라 논란이 이어지며 표류 중이다. 제주도는 지난달 14일 '(가칭)제주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 실행방안 마련 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주요 내용은 관광객 등 제주도 조례로 정하는 숙박시설 및 차량 이용자에게 이용 일수를 고려해 제주 환경 보전을 위한 비용의 일부를 부과하는 것으로 '수익자 부담원칙'에 근거해 숙박업체와 렌터카업체 등을 통해 징수하는 방식이다. 같은 달 2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제425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에서 제주도의 용역 결과를 보고 받고 적극 추진돼야 한다는 주문과 함께 관광업계 등의 불만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놨다. 5일 뒤 한라일보와 뉴제주일보, 헤드라인제주, KCTV제주방송 등 언론 4사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의 남녀 1516명(제주시갑 501명, 응답률 16.4%, 표본오차 ±4.4, 제주시을 510명, 응답률 14.7%, 표본오차 ±4.3, 서귀포시 505명, 응답률 18.1%, 표본오차 ±4.4)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환경보전분담금 도입 찬반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1%가 찬성한다고 했고 35%는 반대한다고 했다. 입법화를 위해 용역을 진행하고 도의회에서도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얻으며 탄력을 받을 것만 같았던 환경보전분담금 도입에 대해 오영훈 지사는 돌연 브레이크를 걸었다. 오 지사는 지난 16일 도의회 제426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도 도입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도정질의 답변에서 "환경보전분담금제를 고민했던 시기는 2016~2019년으로 1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으며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도민 공감대가 형성됐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감소해 내국인이 1300만명 아래로 떨어지는 등 지역경기 둔화, 자영업 위기, 건설 경기 악화 등 피해가 나타나고 있어 올해까지는 관광객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환경보전분담금 도입에 대해 숨고르기에 나섰다.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은 지난 2001년 제주도 조례로 1만원 이내의 환경보전기여금을 받도록 하는 '부담금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정부의 반대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2년 넘게 심사가 보류되다 21대 국회에서도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타 시·도와의 형평성 문제로 반대했고 기재부는 제주 입도객 증가가 자연 훼손이나 환경오염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부담금 부과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 의원은 납부한 금액을 쿠폰 형태로 돌려줄 수 있도록 법안을 다듬어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할 방침이다. 환경보전분담금 도입에 대한 도내 반대 여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며 제도를 구체화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정부와 국민의 납득시킬 수 있는 논리 개발과 합리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다음채널홈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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