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문드문 가로등이 설치되면서 깜깜한 사라봉공원 내 별도봉장수산책로. CCTV도 없어 범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라일보] "이렇게 어두운데 CCTV 마저 몇 대 없어요. 여자 혼자는 무서워서 절대 못다니죠." 지난 11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공원 내 별도봉장수산책로. 해가 지자 이곳에 설치된 가로등에서 일제히 불빛이 켜졌지만, 어둠을 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로등이 있는 곳으로부터 몇 발짝만 나가도 금방 앞이 보이지 않았으며, 주변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와 물소리는 을씨년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곳에서 운동을 하던 시민들은 자그마한 인기척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랐고, 급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손전등 기능을 켜 앞을 비췄다. 결국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거나, 이 구간을 빠르게 지나치기 위해 뛰기 시작하는 시민도 목격됐다. 30대 도민 A씨는 "산책로 입구에는 가로등이 밝아 문제없이 산책 길에 올랐는데 이곳에 진입하자마자 갑자기 어두워져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주변에 CCTV라도 있으면 안심이라도 됐을 텐데 아무리 둘러봐도 카메라는 없고. 친구랑 왔던 길을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도시공원 내 각종 안전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토록 한 '도시공원법'이 시행된지 7년이 넘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CCTV의 명확한 설치 기준 등이 없다 보니 해당 법령이 사실상 법조항이 사문화됐기 때문이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사라봉공원 내에는 17대의 방범용CCTV가 설치돼 있다. 설치 장소는 사라사 인근, 모충사 인근, 배드민턴장, 충혼각 등 4개소이다. 산책로 길이(4.16㎞)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대수가 설치되면서, 사실상 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범죄발생 우려 또는 범죄 취약 지역에 CCTV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돼 있지 않다"면서 "CCTV 설치는 도에서 일괄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위주로 도에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CCTV 설치를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전기와 통신 기반시설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면서 "범죄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방범용 CCTV를 많이 설치하고 싶어도, 사라봉공원뿐만 아니라 한라산둘레길 등 도내 산책로 대부분이 설치 요건에 맞지 않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다음채널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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