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니숲 헤코힐링체험에 나선 탐방객들이 행사 기간 동안 한시 개방되는 물찻오름을 오르고 있다. 이상국 기자 [한라일보] 제주 사려니숲이 품은 신비의 공간 '물찻오름'이 1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내려쬐는 햇볕도 울창한 나무 그늘에 가로막혀 들어올 수 없는 그곳은 1년 중 단 5일, '제16회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기간에만 탐방이 허락된다. 탐방객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50분이었지만, 그곳의 신비로움을 두 눈과 카메라에 담아내기는 충분했다. 16일 오전 물찻오름 입구에는 이곳의 비밀을 들여다보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 중 대부분은 '사전 예약자'들이었지만, 미처 예약 여부를 몰랐던 관광객들이 현장에서 무기한 대기를 하기도 했다. 따사롭게 내려쬐는 햇살과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 등 '비밀의 숲'을 마주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씨 탓인지 '노쇼' 사례는 거의 없었지만, 회차 당 1~2명 정도 발생하면서 현장 대기자들에게 탐방의 기회가 오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물찻오름 입구에서 스틱 사용 금지 등 김영진 자연환경해설사가 당부하는 주의 사항을 들은 뒤 한 줄을 이뤄 탐방길에 나섰다. 5분 뒤쯤 맞이한 가파른 길에 탐방객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폐부 깊숙이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발걸음을 재촉했고,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품 속에 안겼다. 김 해설사는 "일제강점기 당시 물찻오름을 포함한 사려니숲이 표고버섯 재배지로 아주 유명했다"면서 "표고장 근로자들이 산정호수에 붕어를 풀어놓았고, 시간이 조금 흐르자 붕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이곳에서 낚시를 즐기면서 급격하게 자연이 훼손됐다"고 했다. 이어 "물찻오름은 2008년 12월부터 자연휴식년제가 시행돼 입산이 통제되고 있다"면서 "그 덕분에 훼손된 자연환경은 현재 많이 복원된 상태"라고 말했다. 산정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하니 탐방객들은 걸음을 멈추고 그곳의 풍경을 너나없이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나 거리가 꽤 있는 데다 우거진 나무들 탓에 온전한 호수의 모습은 볼 수 없어 일부 탐방객들 사이에서 아쉬운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물찻오름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라산 전경. 서귀포시 대정읍에 거주하는 유성진(60)씨는 "물찻오름이 개방된다는 소식을 지인에게 듣고 바로 사전예약을 해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면서 "산정호수 정경을 찍고 싶어 카메라를 가지고 왔지만, 생각보다 거리가 꽤 멀어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김시하(7)군은 "오르막 길이 힘들긴 했지만, 부모님이 힘들 때 안아줘서 괜찮았다"면서 "다음에 친구들도 함께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다음채널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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