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오피니언
[양영식의 문연路에서] "탄소중립, 논의가 아닌 행동할 때"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4. 07.02. 01:00:00
현재 삶의 방식 유지하며
온실가스 감축 하는건 환상


지난해 지구는 산업화 이후 가장 뜨거웠다. 산업혁명후 인류가 급속한 문명의 발전과 편리함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이나 지구 환경을 악화시키는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인간의 활동이 불러온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는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음을 보여 준다. 이제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인류 생존을 위한 시대적 사명이다.

지난 5월 오영훈 도정은 2035년 아시아 최초 무탄소 도시를 실현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가정의 난방을 비롯해 대중교통과 대형 운송 수단, 선박 등 지역사회 에너지원을 100%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로 충당해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계획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한반도에서 기후위기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제주가 선도적으로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결코 쉽지 않은, 하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을 선택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담대한 도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도민의 관심과 공감,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탄소중립은 현대문명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던 생활방식을 바꾸는 일로 불편하고 어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의 불편한 삶이 지구와 인류를 살리는 일임을 깨닫고 생활 속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삶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현재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 일상생활속에서 늘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식해야 하고, 낭비를 줄이고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자전거로 출퇴근 하고, 기차로 여행을 다니는 식의 변화는 불편하고 어색하지만, 필요한 일이다. 왜 우리가 에너지전환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도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공직자부터 솔선수범 실천하는 모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듯이 개인의 탄소 감축 활동에 보상을 준다면, 친환경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주민들의 '의무'만을 강조하기보다, 일상에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한 결과를 인정하고 이를 보상함으로써 주민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제주형 탄소중립포인트제를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탄소배출 주범인 자동차를 억제하면서 친환경 교통이동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위기와 관련해 "인류는 화석연료에 대한 중독으로 인해 집단자살이냐, 집단행동이냐의 갈림길에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우울증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젊은 세대에게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성장과 편리함만을 추구했던 우리는 이미 우리 자녀들에게 기후위기란 큰 짐을 지웠다. 우리 자녀들을 위해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탄소중립을 위해 지금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양영식 제주도의회의원>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