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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배문화 그려내는 거침없는 붓놀림 [갤러리ED]
화동 부윤자 여섯번째 서전... 오는 26일까지 갤러리ED서
유배인·관리들의 시문·취병담에 얽힌 이야기 먹글씨로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24. 07.15. 17:33:53

한라일보 갤러리ED에서 15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화동 부윤자 서전 '취병담을 노래하다' 전경.

[한라일보] 그녀의 붓놀림은 섬세하면서 거침없다. 작품 속엔 작가가 한 획 한 획 집중해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흔적이 엿보인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이면서 이제 제주 여류 서예가를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 자리잡은" 화동 부윤자가 여섯 번째 서전(書展)을 통해 그동안 꾸준히 다져온 필력을 다시금 내보인다.

15일부터 한라일보 1층 갤러리ED에서 선보이고 있는 작가의 올해 개인전 주제는 '취병담(翠屛潭)을 노래하다'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古典(고전) 속에 노닐다'를 주제로 내걸고 세 번의 개인전을 펼쳐온 작가는 이번엔 '영주10경' 중 하나인 '취병담(용연의 옛 이름)'에 주목했다.

조민환 전 성균관대 교수가 전시 평론에 쓴 설명을 더하면 작가는 "청룡의 해인 갑진년을 맞아 조선시대 제주와 관련된 사료들을 찾아 어떤 것을 작품화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 제주도에 용과 비취빛 병풍의 암벽으로 둘러쌓인 연못이란 뜻을 지닌 '취병담'이 있음에 주목"했다.

작가는 유배인들이 제주의 자연과 풍속에 관한 생각, 어사와 목사 등 지방 관료로 임명돼 제주를 찾았던 관리들이 한라산과 제주도를 순례하면서 느낀 풍광 등이 담긴 시문과 '취병담에 얽힌 이야기'를 찾아 서예 작품으로 옮겼다. 초대장엔 "유배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다"는 소개를 더했다.

한라일보 갤러리ED에서 15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화동 부윤자 서전 '취병담을 노래하다' 전경.

한라일보 갤러리ED에서 15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화동 부윤자 서전 '취병담을 노래하다' 전경.



전시장엔 1694년(숙종 20년)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익태가 '탐라십경도'에서 읊은 '취병담', 김두봉의 '제주도실기'에 담긴 '용연야범가'를 비롯 김정희와 김득신의 서간 등을 작품화한 한문서예와 한글서예(국한문혼서 포함) 작품 50여 점이 내걸렸다. 갑골문부터 전서, 행서, 초서 등 작가가 풀어내는 다양한 서체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평론의 일부를 조금 더 옮긴다. 조 전 교수는 "한 작가가 예술 창작에 임할 때 어떤 주제를 선택해 창작에 임하느냐 하는 것에는 작가가 지향한 삶과 세계관이 담겨 있다"며 "이런 점에서 화동이 '영주 10경' 중 하나로 꼽히는 취병담을 선택해 창작에 힘한 것에는 과거 문인사대부들이 추구한 아취어린 풍류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화동이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오프닝은 16일 오후 3시다.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한편 화동 부윤자는 소암 현중화, 여초 김응현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1982년과 1998년 지방행정공무원미술대전 대상과 2020년 광주광역시 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으며, 초대전 및 단체전 등 450여 회 출품을 비롯 개인전을 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라일보 갤러리ED에서 15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화동 부윤자 서전 '취병담을 노래하다' 전경.

화동 부윤자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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