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1750년대 초 제작된 해동지도(海東地圖)의 제주삼현도에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중국과 류큐(지금의 오키나와)등이 그려져있어 이들 국가들과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교류는 물류만이 아니라 기술과 지식, 정보가 자연스럽게 전달되어 새로운 문화를 생산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원동력은 지속성을 갖지 못하고 대한민국의 작은 행정구역에 머물러있다. 제주건축계의 단체장과 도지사의 면담자리에서 제주건축의 미래상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었다고 한다. 제주건축의 미래를 꿈꾸어 왔던 활동은 적지 않았다. 2000년대초 제주도-오키나와 건축사회의 교류, 2018년 대한민국건축문화대전의 국제심포지움, 그리고 2016년 시작된 제주건축국제포럼이 대표적이다. 이중 국제제주건축포럼은 매년 다른 형식으로 제주건축의 미래를 탐색하려는 역할을 이행해 왔다는 점에서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제주국제건축포럼 시작 전후의 활동을 포함해서 10년의 경험적 축적과 인적 네트워크의 힘을 구축한 것이 국제제주건축포럼의 성과라고 한다면 이제는 새로운 도약의 디딤판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이들 행사의 이념이나 철학이 아직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직면해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제주도-오키나와 건축사회의 교류 세미나에서 원로 건축가 김석윤은 동종교배(同種交配)의 한계와 폐해를 지적하면서 이종교배를 통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20년이 흐름 지금 더욱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동종교배는 퇴화한다'는 멘델의 유전법칙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동종교배에 따른 유전적인 불합리성을 해결하기 위해 서는 이종교배(異種交配)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주건축은 오랫동안 동종교배의 여건을 견지하여 왔는지 모른다. 동종교배의 유전학적 부작용은 오랜 과정의 결과로서 발현되듯이 제주건축의 동종교배의 유전학적 부작용 내지는 한계가 조금씩 표면화되고 있는 것은 필자 개인만이 느끼는 감정에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최근 제주도가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 두바이와의 항공편을 확대하면서 제주와의 교류공간이 훨씬 넓어졌고 최근에는 싱가포르 사무소도 개소되었다. 이제는 개념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품 중심의 수출이 아니라 지적재산과 기술, 문화중심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제주도가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축설계의 지식과 융합기술, 그리고 문화지식의 수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제주의 미래상이고 제주건축의 미래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건축문화의 차원을 이제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첫째, 국제적 건축교류의 심화 둘째, 젊은 건축인재의 육성 셋째, 도시 및 건축행정의 폭넓은 교류, 그리고 넷째, 지역 간 건축연구에 대한 지원 확대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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