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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화의 건강&생활] 난소암의 현실과 전망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입력 : 2024. 07.31. 01:00:00
[한라일보] 내과의사인 후배가 난소암으로 항암치료와 두 번의 수술로 고생했던 부인과 제주에 찾아와 식사를 함께했다.

20년 전 배가 불러서 CT촬영 결과 많은 양의 복수가 있었고, 복수에서 장액성 선암이 확인됐다. CA125라는 난소암 관련 물질이 혈액에 정상의 100배 이상 증가했다.

"형님이 돌봐주세요"라는 부탁에 "동료가 가족의 치료를 부탁하면 가장 큰 영광이면서 큰 부담이다"라고 하신 스승의 말씀이 생각났다.

일단 암을 축소시키기 위해서 카보플라틴과 파클리탁셀로 항암치료를 하고 복수가 완전히 없어졌고 CA125 농도가 정상으로 감소했다.

3회 투약을 끝내고 부인과에서 자궁과 양쪽 난소 및 부속기관, 주변 림프절들 그리고 장막 일부를 수술로 제거했다.

수술로 확보된 조직들의 병리검사에서 암세포들이 관찰되지 않았다. 같은 항암제들로 3회 더 투여하고 치료를 마쳤지만 1년 후 CA125 농도가 상승하면서 복수가 다시 늘고 간의 표면과 복막에 새로운 병소들이 나타났다. 이에 시스플라틴과 젬시타빈을 항암치료로 투여하고 병소들이 사라졌고, CA125농도가 정상이 되었다.

그러나 수개월 후 CA125가 상승해서 불소 동위원소를 사용한 PET촬영 결과 복부대동맥 옆에 전이로 추정되는 림프절이 하나 확인되었다.

의료진들과 논의를 거쳐서 림프절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했지만 종양반응이 없어서 외과에서 수술로 이를 제거했다. 그렇게 하고 비로소 CA125 농도가 감소했으며, 항암제로 토포테칸을 몇 번 투여하고 치료를 종결했다.

수술 후 양쪽 다리에 림프부종이 발생했지만 암이 재발하지 않고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

의료진들을 신뢰하고 힘든 시기를 극복한 부부가 존경스럽다. 난소가 골반 깊숙이 존재하므로 암 초기에는 증세가 거의 없어서 대부분 3기나 4기로 발견된다.

따라서 표준치료로 적극적 암 절제 수술과 새로운 항암제들을 암 조직의 혈관 생성을 차단하는 표적항체주사제(베바시주맙)와 병용하고 있다. 초기암이 아니고서는 끈질기게 재발하는 못된 성질 때문에 모든 환자들이 소개한 환자처럼 좋은 치료성과를 얻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성공적인 치료를 마친 환자들에게 새로운 표적항암제인 PARP억제제(올라파립, 니라파립)를 장기간 투여해서 재발 억제와 생존기간의 연장 효과를 얻고 있으며, 특히 BRCA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으면 더 우수한 효과를 보여 이제는 BRCA유전자검사가 맞춤치료를 위한 필수검사항목이 되었다.

난소암의 유전자 연구와 치료제들의 개발이 계속되고 있어서 난소암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전망해 본다. <한치화 제주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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