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n라이프
[이 책] 마을 길 구석구석 숨은 진짜 제주이야기
정다운의 『이제 진짜 제주로 갑서』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24. 08.16. 05:30:00
[한라일보] "제주는 맛집과 카페와 관광지들이 점점이 모여 있는 섬이 아닌 사람과 자연과 이야기, 아름다움과 아픔이 얽혀 어우러진 섬이다."(프롤로그 중)

제주살이 11년 차인 정다운 작가가 평대리, 우도, 수산리 등 제주의 삼춘들과 제주 마을을 걷고 수집한 이야기를 책 '이제 진짜 제주로 갑서'(남해의봄날 펴냄)에 담으며 독자들에게 건네는 말이다.

제주에 10년 넘게 살았지만 작가는 삼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을을 취재하고, 제주에 대해 공부하면서 제주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제주 마을 구석구석에서 삼춘들과 수집한 숨겨진 제주 이야기를 만나며 "이제 진짜 제주를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한다.

책 속엔 평대 앞바다에 좌초된 에스파냐 상선에 얽힌 이야기, 횃불과 노끈을 들고 동굴 탐험에 나섰던 꼬마 탐험대의 모험, 500년 넘은 초등학교 담장의 역사, 여행자가 다 빠져나간 뒤의 우도 풍경 등 마을 사람들만 아는 아름답고 신비하고 흥미로운 제주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제주에 살거나 제주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오래되었으나 새로운 이야기들이 빼곡히 들어찬 책과 함께 낯선 시선으로, 미처 알지 못했던 제주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웃한 마을이라도 전혀 다른 환경과 생태, 사람들의 삶이 존재하는 제주에서, 마을 삼춘들도 저마다 살피고 수집하는 이야기가 다르다. "공통점이 있다면 제주, 그리고 마을에 대한 굳건한 애정"이라는 출판사의 소개글처럼 책엔 "사랑이 아니고서는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담겼다.

작가는 책에서 평대리 마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수산리와 수산리, 우도와 가파도, 김녕마을, 모슬포, 제주시 원도심의 이야기와 풍경을 펼쳐 보인다. 그리고 마을마다 아끼는 공간과 책방도 소개한다. 마을을 걷다 만나는 책방엔 높은 확률로 제주와 관련된 책이 있다며, 종종 그렇게 만난 책과 마을을 걸을 때는 "마을 책방이 꼭 마을의 삼춘 같다"는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을 책방이 여행자들에게 삼춘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필로그 중)에서다.

책 말미에 작가는 제주를 여행할 때 어디에 갈지, 무엇을 먹을지만 생각하지 말고 "상상력을 가지고 제주도를 마주"하고, '어떻게 여행'할지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이 책이 그 생각의 곁을 지킬 수 있다면 기쁘겠다"는 마음을 담아서.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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