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한라일보] 제주지역 한 동물병원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서류를 허위로 꾸며 보조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서부경찰서는 길고양이 중성화 위탁 사업(TNR) 수행 기관으로 지정된 A동물병원을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동물병원은 과거에 중성화 수술을 한 특정 길고양이 사진을 이용해 마치 다른 수십마리의 길고양이도 수술한 것처럼 서류를 꾸미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가로챈 의혹을 받고 있다. TNR은 포획(Trap), 중성화 수술(Neuter), 방사(Return)의 앞글자를 딴 말로, 길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시행되는 사업이다. 몸무게 2kg 이상인 길고양이를 포획하면 이송 업체가 지정된 동물병원으로 해당 고양이를 데려가고, 이후 동물병원은 중성화 수술을 한 뒤 원래 살던 곳으로 방사한다. TNR 사업을 수행하는 동물병원은 마리당 15만~20만원의 보조금을 매달 지원 받는다. 다만 병원 측은 중성화 수술 전 사진과 수술 후 사진을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등록하는 한편, 고양이 왼쪽 귀 끝을 1cm 잘라 방사하는 것으로 수술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도내에서는 제주시 13곳, 서귀포시 7곳 동물병원이 TNR 수행 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길고양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제주 뿐만 아니라 전국 각 지자체가 이같은 보조금을 내걸고 중성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A동물병원의 보조금 횡령 의혹은 올해 7월 처음 불거졌다. 당시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A동물병원에 한달치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올라온 사진을 확인하던 중 상당수 길고양이 사진에서 똑같은 무늬가 반복적으로 발견되고 있는 점을 수상히 여겼다. 두 기관은 한달 간의 조사 끝에 A동물병원이 과거 중성화 수술을 시행한 특정 길고양이 사진을 반복적으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마치 다른 고양이도 수술한 것처럼 서류를 꾸려 보조금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지난 22일 A병원을 고발했다. A병원은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양 행정시로부터 TNR 사업을 위탁 받아 수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A동물병원이 올해 1월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보조금을 가로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정확한 편취 기간과 금액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동물병원이 애초부터 이송업체로부터 길고양이를 인계 받은적이 없는데도 수술을 한 것처럼 꾸민 것인지, 아니면 길고양이를 인계 받았지만 수술을 하지 않은 채 귀에 표식만 남겨 방사한 뒤 보조금만 타 낸 것인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며 "또 나머지 TNR 동물병원들을 상대로도 사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관계자는 편취 정황을 지난 7월에야 포착한 이유에 대해선 "중성화 수술이 매달 수백건씩 시행되기 때문에 수술 전·후 사진만으로는 비위 행위를 적발하기 힘들다"며 "그나마 A병원의 경우 등록된 고양이 사진에서 특정 무늬가 반복적으로 관찰되다보니 적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A동물병원 측은 입장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선 답변할 것이 없다"고만 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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